❝좋은 엄마? 나쁜 엄마?❞
❦ 라일락 ❦
새삼스럽긴 하지만 5월을 보내면서 '나는 좋은 엄마일까? 나쁜 엄마 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엄마에 대한 생각에 편가르기를 굳이 하면서 '좋은 엄마이고 싶다.'에 매달린 나를 보면서 지난 달 아이가 지나가는 말로 "엄마 나 오늘 친구가 배탈이 났는데 화장실에서 내가 닦아줬어." "그래, 잘했네." 당연하게 생각하며 무심히 지나친 다음 날, 선생님께서 어린이날 상장을 주신다며 기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없는 훌륭한 일을 했다면서 아이를 칭찬하는 전화를 받으면서도 속으로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라는 생각으로 무심히 지나쳤던 나는 그동안 아이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았다는 것을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야 겨우 눈치채게 되는 나쁜 엄마임이 분명하다는 생각에 '허걱' 마음에 미안함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선생님께서 자기가 아닌 글씨 잘 쓰는 아이에게 상을 준다고 했다면서 울상이 된 아이의 마음을 보듬으면서 애초의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를 도와줬던 아이의 마음을 상으로 포장하더니 순식간에 상처만 남기는 무책임한 처사에 아이보다 더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이 주위의 찬사를 받으며 뭔가를 기대하는 마음의 싹을 키우더니 순식간에 뒤집어버리는 상황 앞에서 받게 된 아이의 실망과 상처가 더 이상은 되풀이 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엄마만이라도 아이 앞에서 말을 뒤집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동안 당연함이라는 나의 틀에 가둬놓은 아이의 희망사항들에 대한 미안함에 다시한번 가슴을 쓸어내리고, 수도 없이 되뇌고, 다짐했던 약속들로 다시 나를 묶어본다.
시행착오 많은 아이만큼이나 초보엄마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나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아이 또한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에, 초보임을 받아들인다면 '좋은 엄마, 나쁜 엄마'에 대한 구분에서도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고보니 그동안 난 '모 아니면 도'라고, 둘 중의 하나만 선택을 하는 것에 너무 익숙한 삶을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또 다른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 빡빡한 마음이 왠지 안쓰럽기는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선택의 폭을 넓힐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를 위로해본다.
좋은 엄마, 나쁜 엄마는 종이 한 장 차이로 내가 만들어 낸 구분 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뒷꼭지가 땡기는 여전히 부족한 엄마이기는 하지만 오늘도, 내일도, 아니 앞으로도 쭈욱~ 모자람도 감추지 않는, 그래서 더 발전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자리매김해야겠다고 다짐, 다짐해 본다.
아들아~~~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