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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그라미] 나의 로망, 소장님

작성자mumiai|작성시간17.03.16|조회수20 목록 댓글 0

 ❖ 나의 로망, 소장님 ❖

                                 ❦ 구들짱


  상담소에 몸을 담근 07년부터 지금까지 소장님과 함께 한 시간들을 돌아보니 참으로 많은 곳에서 소장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08년 경남여성인권대회 및 전가협(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마산에 갔을 때가 기억난다. 상담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역할극을 하는데 도무지 무엇을 하는 것인지 어리둥절할 때 소장님의 설명을 통해서야 '아, 그렇구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착각은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침 산책길에 만난 강아지가 쫄래쫄래 쫓아 오길래 소장님께서 "엄마한테 가라."고 한마디 하니 바로 엄마한테로 달려갈 정도로 동물과 교감하는 신통력도 보여주셨다. 나라면 "에비, 저리 가."라며 큰 소리로 겁을 줘서 쫓아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소장님과 다른, 소장님에게는 있는 것이 내게는 없는 그런 것들을 찾아서 조금이라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눈 크게 뜨고, 귀꾸녕 크게 열고, 온 몸의 세표를 곤두세우며 집중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 것이기에 한숨만 푹푹 쉰다.
  소장님께서는 뭐 하나도 허투루 보시지 않으시는데…, 온 몸으로 느끼고 담아내려고 하시는데…, 아마도 그래서 나와 다른 따뜻한 가슴을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09년 8월의 뜨겁던 여름엔 이국의 대만에서 소장님과 함께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누구보다 멋지고, 우아하고, 품위있으며, 내면의 깊이를 따라올 자가 없다는 것을 언제나 다른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지켜볼 수 있었다고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소장님께서는 펄쩍 뛰시며 말씀 하실지도 모른다. "○선생, 그건 당신 생각일 뿐이야."라고 말이다.
  연세가 있다고 해서 대접만 받고자 하시기보다는 항상 솔선수범하시는 모습과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먼저 물어봐 주시고 맞춰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보여지는 겉모습뿐 아니라 마음까지 아무에게나 있는 것이 아닌 넉넉함과 따스함, 배려심이 녹아져서 나오는 모습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09년부터 전가협 임원회의 및 경기권역 대표로서 모임에 참여하시고 주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먼저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다 하도록 해주시고, 자랑할 것이 있다면 맘껏 자랑하도록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빨리 닮고 싶다는 생각에 어떻게 하면 소장님과 비슷하게라도 될까를 고민하게 된다.
 또한 다른 상담소에 처음 방문하실 때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다들 수고하는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게 뭘까? 뭐가 좋을까?"라며 가기 전에 그 곳 식구들을 떠올리시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따뜻한 분이시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단 1%라도 상대가 불편해할만한 것이 있다면 절대 하시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렇게 작은 것에도 마음을 담아내시는 그런 분이신 것이다.
 
  늘 뒤에서 지켜봐주시고, 잘 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시고, 어떤 때는 천리안을 가지셨나 싶을 정도로 앞일을 내다보시는 것을 보면서 그저 '아!!!'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나를 다지게 된다. '전부를 닮는 것은 어렵겠지만 조금이라도 닮아야지',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달려서라도 알고 싶은 간절한 심정이 생긴다. 물론 소장님께서는 무엇이든 알려주시고자 하신다. 내가 못 알아 먹는게 있어서 많이 답답하시지만 기다려주시고, 아주 많이 나를 챙겨주신다는 것에 늘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소장님과 함께도 그렇고, 나 혼자 외부로 나가서도 그렇고 여러 소장님들을 뵙지만 돌아오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내가 복이 많아서 소장님 가까이에서 누구보다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에 매달리기 보다는 여유로움으로 가슴을 채울 수 있도록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 문화를 몸으로 경험하는 시간,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는 시간 등을 사비를 털어서라도 해주시려는 마음에 늘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우리 상담소에서 상담소 식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얼마나 따스하고, 행복하고, 즐거운지를 아마도 내가 만난 다른 상담원들은 눈치챘으리라 생각한다.
  외부교육을 받아 봐도 소장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의 다른 언어일 뿐 같은 내용임을 확인하는 시간만 가지게 되고, 그 누구보다 더 확실한 슈퍼바이저임을 확인하게 될 뿐이었다.

  나의 소장님은 그런 분이시다. 08년 의왕시민대상을 받으면서도, 10년 경기여성발전유공자상을 받으면서도 한없이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조용히 자리를 지킬 뿐이셨다. 그동안 수없이 받으셨어야 할 상이지만 한사코 미루셨던 상이기에 그저 담담히 받으셨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10년 서울구치소 성폭력가해자교정치료교육에 참여하시면서 보이신 그 카리스마와 주옥같은 말들을 나 혼자만 듣는다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처음 구치소교육에 참관을 할 수 있다고 했을 때의 그 두려움과 범죄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여러 번 숨을 골랐던 나와는 다르게 소장님께서는 그 사람들을 그 사람 자체로만 보시고, 그들이 자기용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시작으로 소장님께서 베푸신 대접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내가 더 감동을 먹었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그들이 태어나 그 어디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대접을 소장님으로부터 받았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소장님 옆에서 그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나는 사람을 사람으로만 대접하지 못하고 소장님께서 말씀하시는 "행동은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을 귓등으로만 들었던 것이라는 생각을 그들을 보면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다시 좌절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소장님이 옆에 계시기에 내가 달라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희망으로 오늘도 씩씩하게 상담소를 나온다.

  소장님께서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신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신다. 모든 책임은 소장님께서 다 지시겠다 하신다. 그  대신 미래가 아닌 과거 속에 자신을 가두며 성장을 멈추려 할 때는 확실하게 채근하신다. 소장님의 그 넓은 울타리 속에서 자유롭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스스로 성장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신다.
  그런 분이시다. 나의 스승이시고, 안내자이시고, 로망이신 소장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그저 마음으로만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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