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입니까?❞
✿구들짱
신문에 난 안진훈대표의 글 내용을 들었다. 그가 말하길 아이를 바라보는 태도를 기준으로 엄마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우리 아이가 실제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경우, 엄마의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전달되어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간다고 한다. 둘째,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엄마의 경우, 아이의 장단점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아이의 상당수가 열정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셋째, 아이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는 엄마는 우리 아이가 잘될 거라는 확고한 믿음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기에 이러한 엄마 밑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꿈도 크고, 자신감도 넘쳐난다고 했다.
최선의 엄마이기를 꿈꾸며, 최고의 아이가 되기를 바라던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 욕심으로 아이의 부족만 지적하게 되었고, 이후 엄마로서의 자존심만 챙기다 보니 아이는 최소한의 것만 하며, 욕구 자체를 내려놓는 아이가 되고 있었다. 돌이켜보니 저학년 때는 엄마의 욕심을 얹을 필요도 없이 알아서 자기 것을 챙겼는데, 점차 엄마의 기대치가 욕심을 넘어 못하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지적질로 인하여 아이는 자신감을 잃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엄마 자신의 욕심으로 아이를 옭아매려 하지 않지만 그동안의 지적질은 습관이 되어 어느 순간 “야!” 소리가 나가곤 한다. 엄마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아이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무조건 잘될 거라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보여줬다면 어떤 모습으로 자랐을지… 물론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지만 말이다.
아이를 정승같이 키우면 정승이 되고, 머슴같이 키우면 머슴이 된다고도 했다. 아이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바로 엄마이기에 엄마가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떤 자세로 아이를 키우느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엄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아이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아이가 나중에 크게 될 거라는 확고한 믿음이야 말로 최선의 엄마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런 아이야말로 그 엄마의 최고의 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정승같이 키우고자 했던 한 엄마의 얘기가 기억난다. 하루는 아이에게 계란 한판을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는데, 돌아오는 길에 아이는 계란 한판을 몽땅 깨뜨렸다. 너무 화가 난 엄마는 "이 빌어먹을 X아..." 라고 말하려는 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정말 말대로 되면 어떡하지...안 되지!', 그래서 "이 흥할 X아..."라고 했다고 한다. 작은 것 같지만 실천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나 또한 매번 실감한다. 그만큼 자동사고가 무섭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오늘도 마음속으로 되뇐다. '흥할 X'이라고...
또 다른 엄마가 있다. 유별나게 아이를 예뻐하는 엄마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의 손을 거쳐서 아이를 키우며, 최고라 생각하는 것만 해주는 엄마이다. 그런데 아이는 늘 눈에 힘을 주고,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저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편안한 얼굴로 아이를 대하기를 몇 년 동안 계속하였고, 어느 순간 아이의 눈빛이 풀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엄마는 아이를 믿고 기다릴 줄 알았던 것이다. 무한 신뢰야말로 남편도, 자식도 춤추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무한 신뢰를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란 말을 하면서, 엄마 자신의 자존심이 걸리면 "이게 뭐냐고..." 소리치고 화내곤 한다. 나와 같지 않아 속상하고 힘든 순간이 와도 처음 아이를 가졌을 때의 기쁨과 낳았을 때의 희망을 기억한다면, 아이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얼굴이 미워 보인다면, 그건 아마도 엄마의 욕심이 넘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아이의 미래가 엄마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늘 물어보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최선입니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