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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그라미] ❝그 한 사람❞

작성자mumiai|작성시간17.03.20|조회수12 목록 댓글 0

 그 한 사람

구들짱

         

이런 얘기를 들었다. 동창모임에서 한 친구가 시댁과의 갈등을 호소하자 다른 친구가 하는 말이 "집안얘기 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가 아닌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또 다른 친구가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누워서 침 뱉기라는 사실을 스스로도 알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말을 하는 이유는 바로 시댁과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서 인거야, 가족으로서의 끈을 놓을 수도 없고, 힘듦을 얘기하는 건 한 가족으로 잘 지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고 나서 다시 집으로 들어갈 때는 새로운 마음으로 가족들을 대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가 있기 때문이지, 그렇게 우리들은 가족과의 끈을 이어가기 위한 저마다의 방법들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라고.

그랬다. 나 또한 가족들과의 크고 작은 갈등 속에서 스스로 희생양인양 원망 가득한 마음으로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봐주신 분께 내 속내를 털어놓고 나니 지쳐있던 마음에 새로운 기운이 생겼고, 그 기운으로 가족들을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알아봐주고, 들어주고, 보듬어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야말로 지쳐서 무기력하게 널브러져 있던 마음에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불씨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원망으로 찌그러졌던 마음에 가족들의 입장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해의 다림질을 할 수 있었고, 무기력했던 마음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대로 바뀔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가족들과의 끈을 이어갈 수 있는 에너지를 갖게 해준 '그 한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것이 새삼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하던지, 내게 '그 한 사람'이 있다는 벅찬 감동에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물어보고 싶어졌다. "당신에게는 '그 한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만약 '그 한 사람'이 없다 한다면, 진정 없을 수도 있지만, 있어도 있는 줄 모르는 것 일수도 있다. 나 또한 그랬으니 말이다. 가장 힘들 때가 되어서야 자신에게 소중한 게 무엇인지를 깨닫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내 마음을 알아봐주고, 들어주고, 보듬어주는 '그 한 사람'이 있어서 그동안 행복할 수 있었고, 그 행복함으로 웃으며 신나게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었음을 새삼 깨달았던 것이다. 지금 누군가 가족에 대한 넋두리를 한다면 그게 바로 가족들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이라고 알아주기만 해도 그에게는 충분한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누군가의 '그 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내가 받은 행복과 감사함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깨달음은 나 혼자만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나누어야 진정한 깨달음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지금 곁을 둘러보았을 때 '그 한 사람'이 없다면 이제 부터라도 '그 한 사람'을 어떻게 있게 할지를 생각했으면 한다. '그 한 사람'이야말로 행복을 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내 가족들에게는 '그 한 사람'이 있을까??? 내가 가족들의 '그 한 사람'이 되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 있었던 크고 작은 갈등 자체가 해소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불현 듯 든다. 가족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그 한 사람'이 내가 된다면 말이다. 그러면참으로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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