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특별함 Ⅱ
스펀지
『원칙과 특별함 Ⅰ』을 생각하고 난 후, 나에게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ㅋㅋ 내 자신이 나의 원칙이라고 규정지어놓은 것들을 스스로는 잘 지키고 있는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때그때 달라요~”다.
어림잡아 10번 중에 7번은 나의 원칙을 고수하지만, 3번은 그때의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사이에서만 원칙이 충돌하는 게 아니라 나와 나 사이에도 충돌할 때가 있는 것이다. "나는 나만의 원칙이 있다. 니들이 맞춰라!!"하고 큰소리치며 사람들에게 나를 강요했던 것들이 뻘쭘하게 느껴진다. 어제 달랐고, 오늘 다른 나를 내 자신도 적응하기도 힘든데 사람들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한건 아닌지..
그래서, 나와 함께 나와 같게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원칙을 내세우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상대방이 내 마음과 딱 맞아서 맞장구치기 보다는 "응가가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마음일거란 생각이 들었다.(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ㅋㅋ) 전에는 상대방을 잘 수용하고 나처럼 하게 하자. 하고 바뀌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나처럼..을 내려놓았다. 왜 내려놓게 되었는지 이유는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지만 나는 변화하였다. 그렇다면, 나의 욕구는 감추고 상대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인정해야 하나?
Give & Take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잘 주고 잘 받기.. 두 가지를 다 잘하는 게 어렵고 설명하기 힘들어서 여태껏 쉬운 방법으로 화내고 짜증내어 상처를 주지 않았나 싶다. 조금만 친절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후회를 해본다. 제일 많은 상처를 주는 대상은 나랑 제일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깨달았다고 바로 바뀌는 나라면 이런 고민도 안했겠지만, 이제는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고 나도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어려운 방법들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겠다. 순간순간 상황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고 이야기해야 할 지 고민하며 머리 아프게 살아야 되지만 나는 특별한 사람이고, 내 사람들도 특별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남들처럼 쉬운 방법으로 살면 안될 것 같다. 저번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보다 옳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 나를 반성하겠다고 하며 끝을 맺었다. 반성으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 생각까지 변화한 내가 또 한 뼘 자랐다는 느낌이 들어 기특하기도 하고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 계속 자라는 생각만큼 행동도 함께 자라야 한다는 부담감과 알면서도 실천 하지 않으면 들 죄책감 때문일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 뼘 자란 나에게 1점을 더 주고 잘했다고 칭찬해주어야 겠다. "아~ 기특한 나에게 무슨 선물을 해줄까?" 즐거운 고민을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