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작은 동그라미] ❝웃으면 복이 와요!!!❞

작성자mumiai|작성시간17.03.20|조회수33 목록 댓글 0

 웃으면 복이 와요!!!

구들짱


아침이면 거울 앞에서 스킨을 바르는 남편 옆에 나란히 서서 거울에 비친 남편얼굴을 보며 활짝 웃으면, 어김없이 남편의 너털웃음이 터진다. 물론 남편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생긋 웃으면 남편도 어김없이 따라서 웃지만 아침의 너털웃음이야말로 하루를 시작하는 신호로 우리 집을 깨운다.

언제부턴가 내 속에서는 조용히 나를 깨우는 울림이 있었다. '잘하기 위해 뭘 할지만 생각하자!' 참 신기했다. 그동안 나를 위한 가르침과 조언을 해주는 그 마음은 보지 못한 채 지적받지 않으려고만 하던 내 모습은 점점 더 쪼그라졌고, 그렇게 한없이 작아진 마음속에서 단호히 외치는 소리가 차츰 나를 편안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잘 할 수 있어!!!'라고 주문처럼 되뇌며 작아진 나를 키우려 애쓰고 있었는데, 마침 상담소협의회 총회에서 특강을 들으며, 그동안 내가 왜 그렇게 쪼그라졌었는지를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안 하면 상처를 안 받는데, 스스로에 대해 중요하지도, 사랑스럽지도, 가치 있지도 않다고 여기면서 무가치하고, 무시당한 감정만을 가지다보니 내 모습이 점점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외부의 어떤 자극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상처가 될 수도 있었던 것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잊고 있다 보니 모든 게 아픔이고 상처로만 받아들였던 것이다. 아무리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더라도 누구와도 비교할 필요 없는 가치 있는 존재임을 스스로 잊지 않는다면, 더 당당한 모습이 될 것이다. 이렇게 나의 존재가치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그동안 자기가 없는 일중독자의 모습을 보인 남편에게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게 해 주고 싶었는데, 마침 신문에 실린 혜민스님의 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로부터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진다는 말을 듣고 오래전 들었던 친구의 힘겨웠던 유년시절과 맞물려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친구의 아버지는 화를 잘 내는 집안의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기에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어머니의 부재로 동생들을 돌봐야했다. 그래서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고 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일중독이 되는 원인 중 하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내 존재 자체를 사랑해준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뭔가를 잘했을 때만 부모님께 인정받는다고 느끼면서 자랐을 경우야, 아버지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아버지가 원하는 착한 아들이 되는 거였을 거야, 그렇게 자라 성년이 된 지금은 세상이 나에게 요구하는 일을 잘해내지 않으면 어렸을 때처럼 불안해지고 내 존재가 인정받지 못하고 무가치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거 같아." "너는 이미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랑받을만한 거야, 세상이 너에게 요구하는 것을 잘했을 때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이미 그전부터 너는 소중한 존재야. 아직도 불안에 떨고 있는 네 안의 내면 아이에게 따뜻한 눈빛을 보내주고 그 아이를 사랑해줘."

남편의 얼굴을 볼 때마다 환하게 웃어주고, 퇴근하면 열렬히 반기다보니 남편의 귀가시간은 점점 빨라졌고, 하루 2갑 이상을 피웠던 담배도 단호하게 끊으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웃을 일은 나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혜민스님의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훌륭해"라는 말이 남편 스스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는 약이 되어 더 많이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물론 나 자신도 약처럼 매일매일 되뇐다면 더 당당해지고, 더 많이 행복해 질것이라 여긴다. 나와 함께 하는 모두가 나로 인해 행복해지는 그날을 위해, 내일도 나는 남편의 너털웃음이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 되도록 환하게 웃을 것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