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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그라미] “결혼 안하니?”

작성자mumiai|작성시간17.03.20|조회수236 목록 댓글 0

 "결혼 안하니?"

애오라지

 

 "결혼 안하니?" 라는 말은, 주변인 그들이 생각하는 결혼적령기를 넘긴 여성과 남성에게 아주 자주 빈번하게 만날 때마다 하는 말로, 나도 아주 자주 빈번하게 주변인들을 만날 때마다 듣고 있다. 하도 많이 들어 고정된 답변으로, "때가 되면 하겠지요~"이니 주변인들의 2, 3절로 계속된다. 계획이 있으면 내가 먼저 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그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나는 변명 아닌 변명을 매번 해야 될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얼마 전, 한 포털사이트에서 본 글로부터 나의 의문은 더 증폭되었다. 30대 초반 여성이 명절이 되어 큰집에 갔더니 큰 엄마가 자신에게 "시집 안가니? 왜 안가니?" 등등의 질문을 하여 불편했다며 40대인데 취직도 못하고, 장가도 못간 당신 아들도 있는데 왜 그런 소리를 자신에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화가 난다는 글이었다. 그 화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녀의 글과 명절에 미혼남녀들이 집에 갔을 때 듣기 싫은 말 순위의 뉴스 기사가 오버랩되며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 현상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답을 찾았다!! 정보부족이 그 이유였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서로의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신상을 파악하는 정보로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공유하는 시간과 친밀감은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공유하는 시간이 적으면 적을수록 친밀감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그렇다면 지금 여기 내 옆에 있는 사람과의 친밀감이 가장 높다는 뜻인데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은 만나지 않은 시간동안 공유한 내용이 없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기에, 현재 나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그들은 그 정도 나이에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의 일반적인 정보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만을 읊는 것이지 여기에 나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결혼을 하지 않는지, 왜 취직은 아직 인지 나의 생각과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부터 말하기에 듣는 사람은 깊은 빡침을 느끼며 듣기 싫고 만나기 싫기에 관계를 단절하고자 하는 욕구까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나름의 관심 표현이라 주장하겠으나,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러한 관심 표현은 사절이다. 그렇다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지 않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속담은 말만 잘하면 어려운 일이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관심의 마음이 앞서다보면, 말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좋은 관심의 마음이 먼저인지, 그때 그 상황에서 생각난 말이 먼저인지를 헷갈려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말은 마음을 담는다는 것이라고 하는데, 관심의 마음이 기분 나쁜 말로 들리니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스스로 오글거려 쑥스럽기도 하고, 뭐라고 표현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등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기에 그것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를 주장하는 바이다. '좋은 관심의 마음' 그 마음을 잘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 부정적인 말을 긍정적인 말로, 예를 들어 "결혼 안 하니?"를 "예쁜 모습 언제 보여 줄거니? 축하하러 가고 싶다~"로 표현하면 되지 않을까? 똑같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덜 기분 상할까를 고민하면 어떨까? 누군가는 상담원이라 특별히 대화법 등을 배웠기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아니다. 틀렸다. 나는 상대에게 나의 좋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좋게 전달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말하려 노력하는 것뿐이다.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지 않느냐고 물어올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면, 안해도 된다. 하지만 그 사람과의 관계는 더 이상 좋게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선택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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