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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그라미] 보답과 보상

작성자mumiai|작성시간17.03.20|조회수22 목록 댓글 0

 보답과 보상

애오라지

 

상담소에서는 종종 가까운 P사 빵을 간식으로 사먹는다. 왜냐하면, 가까운 곳에 빵집이 그곳밖에 없고 P사라는 브랜드 네임을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굉장히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P사에 빵을 구매하러 가 상담소 식구 수만큼의 타르트를 구매하고 돌아와 먹으려는 순간, 내 타르트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푸른색 빛을 띠는 점이 보이는 것이었다. 갈색빛은 구운 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푸른빛은 타르트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설마 '곰팡이인가?' 라는 의심이 들어 동료 선생님에게 물으니 설마했던 '곰팡이'가 맞다라고 확인해 주셨다. 지금까지 빵에 곰팡이가 난 기억은 집에서 먹으려고 사왔다가 먹지 않고 오랜 기간 방치해두었을 때 피었기에 내 잘못이라 아까워하면서도 가차 없이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으로 끝을 냈는데, 빵집에서 판매하고 있던 바로 산 빵에서 곰팡이가 피었을 줄이야 상상이라도 했을까? 아무도 바로 산 빵에 곰팡이가 피었을 줄 상상하지 못한다. 상상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엄마들은 산 다음 바로 아이에게 포장지를 벗겨 먹일 수도 있고, 노인 분들은 시력이 좋지 않으시니 발견하지도 못하고 그냥 드셨을 수도 있다. 나는 성인 어른으로 곰팡이가 무엇인지 알고, 시력도 좋은 편이기에 이상한 푸른빛의 곰팡이를 발견한 것이지, 곰팡이가 피었을지 모르니 확인하고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발견한 것이 아니다. 이 상황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P사의 고객센터로 1차 전화를 1725분 정도에 걸었다. 잠시만 기다리라는 멘트가 나오더니 모든 상담원이 상담중이라 기다리라고 2번 안내된 후에, 상담내용을 녹음해서 남기면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하겠다고 하기에 바로 이 상황을 알리고 싶어 끊고, 1730분에 하니 고객센터 상담시간이 종료되었다고 했다. 참 어이가 없었다. 종료시간 5분 전이라 전화를 안 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어이가 없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상담내용을 녹음하였다. 그리고 증거사진을 남겼다.

그 다음날, 고객센터 상담시간이 되자마자 상담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제 겪었던 상황을 설명했더니, "죄송합니다.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당연한 소리를 몇 번씩 반복해서 듣고 싶지 않았으나, 고객대응 매뉴얼에 명시되어있는 절차대로 한다는 생각이 들어 몇 번을 말하던 그대로 두었다. 내가 그 말 듣자고 전화한 것이었을까? 아니다. 나는 이 상황을 그들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궁금했다. 그들은 해당 지점에 이야기하여 원인을 알아보고 매장 담당자에게 관리감독을 하라고 하겠다고 하였으며, 미안함의 의미로 모바일 상품권을 주겠다고 했다. 내가 모바일 상품권을 받을까? 되물었다. 내가 이거 받으려고 전화한 것으로 생각 하냐고... 아니라고는 하지만, 이것이 매뉴얼 절차에 있는 것이라면 이것 또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하여 매장관리에 더욱 신경 써 양질의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알려준 것에 대한 보답의 의미가 아니라, 이걸로 합의하자라는 보상의 의미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 나 같은 사람은 굉장히 불편하게 들린다. 분명히 이러한 의도로 말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겠지만, 내가 이러한 의미로 들었다면 고객 대응의 매뉴얼과 말하는 방법에 대해서 바꾸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더 화가 났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당신들은 생각나는 것이 없는지 묻고 싶다. 그러한 대응으로 인해 매장관리는 잘 하겠다는 말을 나는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다. 이제 나는 P사 매장에서 빵을 살 때 어느 지점이던 곰팡이가 피었는지, 안 피었는지 확인하고 살 것이며,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매의 눈으로 확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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