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性 추문 사건
애오라지
연일 매스컴에서는 유명 남성 연예인들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기 때문에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고, 그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았으며, 그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대중의 한 사람으로써 "이 사람이?"라는 반응이 저절로 되어 참 놀랐다. 내가 가지고 있던 그들의 이미지는 드라마 속에서 여주인공을 지켜주는 멋진 남주인공 이었기에 성폭력 사건은 더더욱 상상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현재 성폭력에는 무죄를 주장하며, 대중들에게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사건의 겉모습만 보고 있는 대중인 나는,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돈을 뜯어내려는 목적을 가진 꽃뱀인지 그 연예인이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경찰 조사가 끝나봐야 조금 더 명확해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여부는 조사와 판결만으로 둘만의 관계 속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낱낱이 알 수 없기에,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과 그 연예인 사이에서만 진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본다. 여기까지가 누구의 편도 아닌,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 않은 그냥 지나가는 가십거리로 생각하는 일반 대중인 나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상담원으로써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현재 연예인들이 주장하는 것은 성관계를 합의 하에 한 것으로, 강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강제성이 없었고, 합의된 관계라는 것. 성폭력 사건에서는 합의 또는 강제를 따져 증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서로의 주장을 틀렸다고 반박하고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문자 메시지 내용 등등의 증거를 공개하는 것에 필사적이다. 필사적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는 상대의 입장과 마음은 전혀 헤아려지지 않게 되고, 누가 틀리고 맞는지 만을 따지게 된다. 나는 결과보다는, '성관계를 한 것이 맞다. 그의 DNA와 일치했다.'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성관계를 하는 동안 아니면 그 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누구는 성폭력이라 하고, 누구는 합의된 성관계라고 말하는 것인지 궁금하여 서로의 주장이 상이하게 엇갈리는 이유에 대해서 나름 생각해 보았다. 만약 처음에는 합의했으나, 중도에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면...
외국의 판례를 보면 서로의 마음이 동해 성관계를 합의하여 관계를 하는 중에 여성이 그만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상대에게 그 의사를 전달했다면, 상대 남성은 곧바로 그만두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남성들은 그걸 어떻게 할 수 있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으니 판결 되어진 것이라고 본다. 판례의 남성은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을 받게 된 것인데, 멈추는 것이 바로는 어렵다면, 여성에게 양해를 구하는 시도는 해보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性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에,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여 하고 싶은 대로 해야 되는 것이 분명한데 상대와의 관계로 인해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지 못하거나 거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이 모순처럼 여겨지나 비일비재하다. 상대가 자신에게 호감을 보였다고, 모텔에 아무 저항 없이 갔다고, 자신의 집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고 해서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뜻이 아니고, 성관계도중에도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것은, 性은 상대가 아닌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이기에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가고파 햄버거를 먹으러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서 냄새를 맡고 메뉴를 살펴보다 보니 먹을 마음이 사라져 그곳에서 나와 떡볶이를 먹으러 갈 수도 있고, 햄버거를 먹자고 선택한 후에 한 입 베어 물고 다 먹을지, 반만 먹을지는 내 마음이다. 같이 있던 상대는 먹고 싶다던 햄버거를 반만 먹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타박 할 수 있다. 상대의 타박에만 대응하면 싸움밖에 되지 않는다. 타박에 나의 이유를 설명하고, 상대는 그 이유를 수용하는 것이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모든 관계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이라 말하지 않으면 모르고, 무시 받으면 나도 똑같이 무시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관계를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을 한번이라도 더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싸우고, 잘잘못을 따지는 일에 비해 훨씬 수월한 일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