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으로 봉사하는가?
2004년 6월 최영수 소장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당신은 지금 옆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습니까?
당신은 지금 옆 사람에게 내가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까?
당신은 지금 무엇으로 봉사합니까?
우리는 문득 그저 마냥 행복에 겨워합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우리는 마음과 육체가 편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한껏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가끔씩 내 안의 욕구를 버리거나 기대로 인한 흔적을 지움으로서 행복해 짐을 경험합니다. 사실, 버리거나 흔적을 지운다는 것은 또 다른 성취를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옷에 붙은 껌처럼 그냥 버려지지 않는 것들이어서 충분한 상처(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렇게 떼어버리는 연습을 늘 해야 합니다.
우리 옆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나름대로 완벽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속내는 대부분 고통으로 쓰라려하기도 하고, 텅 빈 구멍으로 허전해하기도 하면서 겉으로는 ‘아닌 척’ 한다고 여깁니다. 왜냐하면 대개의 경우, 우리는 그렇게 무심을 가장해서 옆 사람을 스쳐 지나 보내야 하는 ‘나만의 절박함’으로 사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나의 모자람’으로 옆 사람에게 다가가야 하겠지요. 우리가 맺는 관계의 형태는 대부분 ‘네가 요구하면 내가 해줄게’로 보여 상대에 대한 모처럼의 배려가 자칫 액세서리로 전락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 봉사’는 진정한 成人끼리의 나눔으로써 겉의 완벽함을 마음속으로까지 채워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옆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존재입니까? 그럼 지금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냥 같이 머물러주는 것이 바로 나의 존재 이유라면?
대부분의 우리는 자기 식으로 하는데 익숙해 있기에 때로는 ‘그냥’이 불편하기도 하고, 때로는 혼란스럽고 복잡하다는 이유만으로 교통정리자로 곧잘 나서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실로 추구해야 하는 ‘마음 봉사’는 ‘나 편한 대로’가 아니고 ‘그를 편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옆 사람을 위해 때론 잠시 기다려 주고 때론 조금만 비켜주면 됩니다. 얽혀 있는 기찻길의 기차처럼…….
나대로 최선의 봉사는 나의 만족이고 자기도취일 뿐입니다. 그래서 진정 나의 모자람으로, 나의 뼈아픈 기억으로 우리는 봉사를 합니다. 봉사는 그 때 놓쳤던 그 부분 때문에 ‘네가 필요해’ 라고 먼저 말을 건네는 용기입니다. <행가래로 2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