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간절함에만 집중하자 - 52호

작성자행가래로|작성시간12.02.22|조회수21 목록 댓글 0

 

‘지금’의 간절함에만 집중하자

 

 

 

2006년 7월 최영수 소장

 

 

  오랫동안 상담을 하면서 나는 많은 것을 내담자들로부터 배웠다. 지금은 그들로부터 하나 둘 깨달음을 얻고 있다. 정말, 살면서 나이 먹는 즐거움으로 행복한 얼굴을 선물 받는가 싶어 슬며시 세월이 기다려진다면 노망이려나.

 

   부부가 크게 다투어 이혼이 거론되는 경우, 한쪽은 고쳐가며 함께 살기를 고집하는데 다른 한쪽은 막무가내로 대화가 안 될 때, 우리는 대부분 엄청난 좌절 속에서 절망을 하고 상대에게 무지무지하게 화를 내며 비난을 퍼붓곤 한다. 대개는 사실에 근거한 말로 하는 입씨름으로 ‘누가 누가 잘했나?’를 판가름하는데 온 정력과 시간을 쏟는다. 때로는 마치 그것에의 판정승만이 나의 자존심과 생존을 가능하게 한다는 굳센 신념을 가진 양, 목숨 거는 사태로까지도 발전하게 된다.

 

  이는 우리들 대부분이 상대의 말에 걸려 넘어지기 때문이다. 기분대로 펼치는 폭력적인 말잔치는 대부분 자신의 진짜 기분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입으로 헉헉 뱉어내는 와중에도 목젖은 열심히 ‘내가 불편하고 힘들다’는 자기기분을 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는 척도 않는다. 이를 먼저 상대에게 알리면 수용 받음과 동시에 ‘왜?, 무엇이?’라는 질문으로 얘기 물꼬를 틀 수 있게 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내 기분을 알고자 하면 언제나 자신의 목젖에 손을 대고 잠시만 숨죽이면 대번 알게 될 터인데…그러면서 상대를 보면 상대의 기분도 짐작이 될 터인데…자신의 배에 두른 손으로 자신의 욕구를 꺼내어 지금 이 순간 아픈 배를 움켜쥐듯이 그것을 잡고 있다면 상대의 말이나 기분과 관계없이 나의 욕구해결에 매진할 수 있을 터인데…우리들 대부분은 상대의 말이나 행동 그리고 태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쉽게 작용을 한다. 그래서 원치 않은 결과물 앞에서 ‘이게 아닌데’ 하는 후회와 아쉬운 마음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 경우를 자주 겪는다.

 

  목젖에 한 손을 대어 나를 느끼고, 또 다른 한 손으로 배를, 내 욕구를 움켜쥠은 ‘지금’을 얘기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아침에 싸우고 나간 남편과 저녁에 만난다고 하자. 그 만남을 위해 우리들 대부분의 결론은 남편의 여하에 따라 여러 개를 대부분 당연하게 준비할 것이다. 그렇다면 또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 밖에 안 된다. 즉 보다 더 튼튼하게 나의 방어벽으로 무장을 충분히 갖추어서 완벽한 승리를 준비하지만, 실상, 우리네는 끝없는 전쟁을 준비한다고 할 수 있겠다.

 

  전쟁을 끝내는 보다 확실한 방법은 지금의 내 기분을 느끼고 그 절절함 속에서 간절한 지금의 내 욕구를 확실하게 쥐고 상대와 관계없이 끝까지 집중하는 것이다.

 

  ‘킹덤 어브 헤븐’의 주인공이 절박함을 느끼고 그것을 지키려는 간절함으로 손에 쥔 무기를 꼭 쥠으로써 여왕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목숨과 안전을 보장받아냈을 뿐만 아니라 예루살렘도 더 이상의 파괴 없이 지켜낼 수 있었다. 또한 여왕에게는 자기감정을 지키고 가지기 위해 여왕이란 겉치레를 버려야 함을 깨닫게 하고, 스스로는 그녀와의 삶을 지키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찾아 온 군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두 번이나 같은 어조로 대장장이임을 강조하였다. 결국, 순수한 자신을 느끼고 그에 따라 무조건 자신을 믿고 맡기는 이에겐 그 욕구대로 긍정적으로 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들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으나 쉽게 지나치는 절절함, 순수함이 바로 우리가 인간이라는 위치를, 명예를 지켜주고 지켜낼 수 있음을 각인시켜준다.

 

  내게 있는 지금의 절절함과 간절함에만 집중하자. 그래서 바보카리스마로 ‘지금’의 나를 믿고 맡기는 용기를 내자. <행가래로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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