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저지레를 품는 행복한 치마행렬 [87호]

작성자행가래로|작성시간14.12.03|조회수14 목록 댓글 0

전업주부의 노불레스오불리주의 실천을 촉구하며

온갖 저지레를 품는 행복한 치마행렬

 

2009년 7월 최영수 소장

 

 ‘부모의 은혜는 한량없어 부모를 업고 수미산을 돌아도 그 은혜 다 갚지 못하리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말을 깨닫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 말을 실천하기에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결국 내 배 채우려는 제사로 부모님께 못 다한 내 허기를 채우는 게 아닐까 싶다.

 

 부모님에 대한 지난날의 나를 돌아보아도 생활 속에 정해진 일들은 열심히 하였지만, 불쑥 불쑥 불청객처럼 찾아온 일이나 상황들 앞에서 마음의 갈피를 제대로 잡을 때까지는 그런 상황이나 일에 처한 부모를 불편해하고 성가셔하면서 안할 수도, 모른척할 수도 없어 두 발을 동동거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언제나 자식을 기다리지만. 내색 않고 네 일을 잘 보거라. 그리고 아프지 말거라하는 말에 , 그럼, 오늘은 안 가고 다음에 곧 찾아뵐 게요라며 쉽게 거꾸로 위안 받은 적도 부지기수다.

 

 이렇게 나는 일상에서 온갖 저지레를 하고 특히, 나의 엄마는 그런 나의 저지레를 온통 품으며 네가 있어 행복하다고 넓은 치맛자락으로 나를 휘감아 주신다.

 

 이 품 덕분에 나란 존재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며 누군가에게 스페셜한 존재임을 알게 해준 덕으로 오늘의 내가 있음을 통감한다.

 

 또한, 그렇게나 많은 당연히 내 것들인 기득권을 가지고 태어난 나는 그 많은 기득권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데도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했고, 그 기득권을 나누고자 실천하는 데에는 내 남편, 자녀들과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서야 가능했다.

 

그리고 자식을 키워보고서야 부모들이 자녀들의 온갖 저지레로 받는 고통에서 오는 절망과 친구하느라 얼마나 고단하였을지 이제사 감을 잡는다.

 

 아이는 온종일 저지레를 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당연하다. ? 그들은 어른이 아니니까.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른 뺨 칠만큼 거의가 똑 소리 나도록 착해빠져 부모가 가진 정답만을 눈치로 따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편, 어린 시절에 어른노릇을 강요받던, 스스로 했던 간에, 소시쩍 아이를 찾아 어른 같지 않은 어른수도 만만치 않다. 특히 엄마들 거의는 자신의 허기를 채우려 스스로 자녀를 이용하는 줄도 모르는 엄마들 투성이다.

 

 사실, 대부분의 젊은 부모들이 고속정보화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조기교육을 자녀에게 시키며 스페셜한 존재로 키운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모로서 제일먼저 마련해야 할 일은 자녀들에게 운동장과 같은 넓은 공간과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녀 스스로 자신이 저지른 온갖 저지레를 통해 시행착오를 충분히 경험하게 하여 스스로 깨닫는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자녀들은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생각하는 능력인 지혜가 키워지고 또한, 그것을 자녀가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할 수 있게끔 부모가 용기를 주고 격려해 주어 자녀 스스로의 의견들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책임에 대한 것을 가르치는 지름길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것이야말로 부모 된 가장 큰 보람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렇게 부모는 자녀의 온갖 저지레를 통해 서로의 한계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더불어 수용과 인정이란 부모가 주는 최고의 명약, 보약을 먹으며 자라는 자녀들은 당연히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세상의 엄마들이여!

 어릴 적 자녀들의 온갖 저지레를 품는 행복한 치마행렬로 전업주부의 노불레스오블리주 행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그렇게 자신들의 가정을 자녀의, 자녀에 의한, 자녀를 위한 맘껏 저지레 운동장으로 만들어 줄 것을 촉구한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갈 때 마음껏 저지르며 욕구를 채울 수 있도록 마구 어지럽히고 마음껏 딩구는  공간과 시간을 일상의 하루 중에서 일정부분 우리의 자녀들에게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자녀보다 엄마인 내 일-번거롭거나 귀찮아지는 것이 싫고 불편해서 아이의 욕구를 제한하면 엄마의 어답터(눈치꾼)로 자라게 되고 성인이 된 어느 날엔 틀림없이 엄마나 주위를 당혹하게 만들 정도로 그 어답터를 스스로 확 뽑아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엄마들이여, 당신 품에서 되도록 많은 일들을 저지르며 크는 자식들을 보담기 위해서라도 맘껏 저지레 운동장만한 치마를 모두 준비하자!

 그렇게 사연 보따리 치마행렬 끝에 온전히 피어나는 송이송이 꽃들!

 그렇게 세상의 저지레를 보다 빨리 알아채어 재바르게 보다 합리적인 세상을 만들고 가꾸어 가는 우리의 자녀들을 키워내자!

 그렇게 쌓은 내공을 Social Mother`s Power로 행가레 하자! <행가래로 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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