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시의향기 - (899) 잃어버린 날갯짓을 찾아서/ 시인 이혜선

작성자화룡이(이창모)|작성시간26.06.08|조회수22 목록 댓글 2

잃어버린 날갯짓을 찾아서

네이버블로그내 영혼의 깊은 곳/ 허상虛像 / 문숙

 

 

까치 한 마리가 눈밭에서 눈을 쪼고 있다

 

작은 발자국을 남기며 무엇을 찾고 있다

 

하얀 쌀밥 같은 모습에 이끌려 다닌다

 

허기 앞에 고개를 숙이느라 날갯짓을 잊고 있다

 

눈을 쪼던 부리에는 물기가 묻어난다

 

거듭되는 헛된 입질에도 마음을 멈출 수가 없다

 

이 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짓이 저렇다

 

           - 문 숙, 「허상(虛像)」 전문

 

 

눈밭에 엎드려 우리는 모두 무엇을 찾고 있나?

하얀 쌀밥을 찾고 있나?

아니, “하얀 쌀밥 같은” 모습에 눈이 어두워져 헛된 입질만 하느라 일생을 “커피스푼으로 되질해”버렸나? T.S. 엘리엇의 「알프레드 프르푸록의 연가」처럼 “나는 늙어 간다… 늙어 간다.” 중얼거리며, 거듭되는 것이 헛된 입질인 줄 알면서도 “마음”이란 놈은 멈출 수 없이 계속 같은 짓만 되풀이 한다.

 

무엇 때문에? 허기 때문에?

몸의 허기? 마음의 허기?

어떤 허기이든 간에 모든 허기는 우리로 하여금 날갯짓을 잊어버리게 한다.

그러나 헛된 입질을 하는 자아를 바라보는 자아의 또 다른 눈이 있어 우리는 언젠가는 잊어버린 날갯짓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그리하여 잊어버린, 잃어버린 본질, 그 본래면목과 눈물겹게 조우하게 되리라. <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이혜선, 도서출판 지혜, 2019)’에서 옮겨 적음. (2026. 6. 8. 화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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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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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의초 이정석 | 작성시간 26.06.08 거듭되는 헛된 입질에도 마음을 멈출 수가 없다

    올해 비가 오지 않아 먼 길을 물 주러 다니고
    있습니다.
    헛된 일일지라도 멈추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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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화룡이(이창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9 한 방울의 물도 그들에겐 생명의 양식인 줄 알았는데
    어찌 멈출 수 있으리요.
    복 받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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