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동심의세계 - (221) 동화시 창작의 길잡이 - ① 동화를 동화시로 바꾸기 3-1/ 박상재 동화작가, 아동문학평론가

작성자화룡이(이창모)|작성시간26.06.23|조회수21 목록 댓글 4

동화시 창작의 길잡이

Daum카페(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동화시의 매력(박상재 / 도담소리)

 

① 동화를 동화시로 바꾸기 3-1

 

<동화> 허수아비가 된 게으름쟁이/ 박상재

 

국사봉 기슭, 농사짓는 마을에 지독한 게으름쟁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허수 아버지라고 불렀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아들 이름이 허수였으니까요. 그는 아무리 바쁜 농사철이 되어도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고 놀려고만 했습니다.

허수네는 할아버지 때부터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였습니다.

아들이 하나밖에 없던 할아버지는 허수 아버지를 무척이나 귀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잔심부름 한번 시키지 않고 편하게만 키워 왔습니다.

허수 아버지는 놀고 먹기만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많던 논과 밭도 술과 노름으로 다 날려 보내고, 이제는 집 근처에 있는 논 몇 마지기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허수 할아버지는 뒤늦게야 정신을 차리고 아들의 버릇을 고쳐 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고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땀 흘리며 일하면 제 녀석도 마지못해 따라하겠지.’

이렇게 생각한 허수 할아버지는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논에 나가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버릇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허수 할아버지는 할 수 없이 허수와 허수 어머니와 함께 열심히 농사를 지었습니다.

땀 흘려 일한 보람으로 허수네 논의 벼들은 무럭무럭 자라나 이삭이 패고 여물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허수 할아버지는 게으름뱅이 아들에게 맡길 일감을 하나 생각해 냈습니다.

‘아무리 게으른 녀석도 새 쫓는 일쯤이야 할 수 있겠지. 그 녀석은 목소리가 워낙 커서 새 쫓는 일을 잘할 수 있을 거야.’

 

허수 할아버지는 논배미 옆에 새막을 지어 놓고, 아들에게 새를 쫓는 일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허수 아버지는 새막 위에 앉아, 술만 마셨습니다.

그는 하루 종일 새막 위에 앉아 술 마시고 장구치며 노래하는 재미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술에 취하면 코를 드르렁거리며 낮잠을 즐기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마을 근처 청봉산에는 도깨비들이 살았습니다. 도깨비들은 해마다 벼가 익을 무렵에는 들녘으로 내려와 벼 구경을 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도깨비들이 벼 구경을 하러 오는 때는 언제나 달밝은 밤이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잠든 이슥한 밤에 들녘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날 밤 허수 아버지는 술에 곯아떨어져 집으로 가지도 못하고 새막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도깨비들은 허수 아버지를 보고 이렇게 수근거렸습니다.

“아니, 이 놈이 바로 게으르기로 소문난 허수 아버지 아니야?”

“이 고약한 녀석을 우리가 허수아비로 만들어 놀자구. 허수네 논 가운데에 세워 놓고 새 떼를 쫓게 해야지.”

 

도깨비들은 마침내 허수 아버지를 꽁꽁 묶어다가 논 가운데에 우뚝 세워 놓았습니다.

도깨비들은 방망이를 휘두르며 시끄럽게 외쳐댔습니다.

“허수아비가 되어라. 뚝딱-. 가을걷이가 끝날 때까지 허수아비가 되어 있거라.”

허수 아버지는 대장 도깨비가 휘두른 방망이를 맞고 허수아비가 되고 말았습니다.

도깨비들은 허수아비가 된 만석이를 가볍게 들어다가, 그의 눈 가운데에 세워 놓았습니다.

 

이튿날 아침 술에서 깨어난 만석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내가 허수아비가 되어 있다니…’

“이제 다시는 게으름 피우지 않을 테니까 용서해 주세요.”

허수 아버지는 소리소리 질렀지만 허수아비의 입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나올리 없었습니다.

이튿날부터 허수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논둑에 서서 이렇게 수근거렸습니다.

“일하기가 싫어서 어디로 도망을 친 거라고.”

“그런 게으름쟁이는 진작 우리 마을에서 없어져야 했어.”

 

 

<동화시> 허수아비가 된 허수 아버지/ 박상재

 

어느 마을에 지독한 게으름쟁이가 살았어.

“쟁이쟁이 게으름쟁이 내가 제일 게을러.”

게으름쟁이는 게으른 것을 자랑처럼 여겼어.

사람들은 그를 허수 아버지라고 불렀지.

그의 아들 이름이 허수였으니까.

 

허수네는 한때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였어.

“우리 귀한 아들, 무럭무럭 자라거라.”

식구들은 허수 아버지를 매우 귀하게 여겼지.

그래서 자나깨나 편하게만 키워 왔어.

“어험, 내가 제일이야. 게으른 것도 제일

노는 것도 제일, 먹는 것도 제일…….”

허수 아버지는 늘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

 

식구들은 열 살이 되어도 세수까지 시켜주고

열세 살이 될 때까지 밥술을 떠먹였지.

허수 아버지는 늘 놀고 먹기만 좋아했지.

그래서 포동포동 피둥피둥 살만 쪄갔어.

 

장가를 들어서도 빈둥빈둥 놀기만 했어.

“여보, 당신도 이제 어른 구실을 해야죠.”

아내가 말하면 소리만 버럭 질렀어.

“일은 무슨? 난 5대 독자 금자둥이야.”

“여보, 곧 아기가 태어날 테니 제발 정신 좀…….”

“듣기 싫어. 난 금자둥이 금수저야.”

 

허수가 태어날 때에도 술만 마셨어.

허수 아버지는 바쁜 농사철이 되어도

손끝 하나 까딱 않고 놀기만 했어.

술주정뱅이 노름꾼이 되어

논밭까지 팔아 술을 마셨지.

 

이제 남은 재산은 논 몇 마지기 뿐.

“에고, 내가 아들을 잘못 키웠네.”

늙은 아버지는 후회하며 한숨을 쉬었지.

‘내가 힘들게 일하면 저도 따라하겠지.’

허수 할아버지 생각은 아주 빗나갔어.

아들은 본체만체 놀기만 했지.

 

허수 할아버지는 며느리와 함께 농사를 지었어.

“아이고, 허리야! 어이구 힘들다.”

논두렁 개구리들이 그 소리 듣고 울었어.

“거꿀거꿀 애비는 일하는데 아들은 놀고

거꿀거꿀 거꾸로 거꾸로 하는 이 세상…….”

 

무논의 벼들은 이삭이 패고 여물어 갔어.

허수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맡길 일을 생각해 냈지.

‘새막에 앉아서 새 떼나 쫓으라고 해야지.’

허수 할아버지는 논배미 옆에 새막을 지었어.

“아들아, 새막에 앉아 새라도 쫓으렴.”

“좋아요. 쫓아내는 건 잘할 수 있어요.”

 

허수 아버지는 새막에 앉아 덩기덕 덩더쿵

신나게 노래하며 장구만 쳤어.

“참새들아 저리 가라. 후여 후여여.”

“참새들아 날아 가라. 후여 후여여.”

허수 아버지는 노래를 부르다 싫증이 나면

장구채도 내팽겨치고 술만 마셨어.

그러다 술에 취해 잠이 들었지.

 

“달도 밝은데 오늘은 벼 구경이나 하러 가세.”

청봉산에 사는 도깨비들이 논벌로 내려왔어.

도깨비들은 세상 모르고 자는 허수 아버지를 보았어.

“이 녀석이 게으르기로 소문난 허수 애비 아니야?”

“이 고약한 녀석을 이름대로 허수아비로 만드세.”

“논 가운데에 세워 놓고 새 떼를 쫓게 하자구.”

도깨비들은 허수 아버지를 묶어 논벌에 세웠지.

 

“가을걷이가 끝날 때까지 허수아비가 되어 있거라.”

도깨비들은 요술방망이로 허수 아버지를 사정없이 때렸어.

그러자 허수 아버지는 정말 허수아비로 변했어.

“다시는 게으름 피우지 않을 테니 용서해 주세요.”

정신을 차린 허수 아버지는 소리소리 질렀어.

“허우 허우 허수 허수, 허후허후 허수허수…….”

허수아비의 입에서는 바람소리만 새어 나왔지.

 

허수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논둑에 서서 이렇게들 수군거렸어.

“새막에서 술을 먹고 잠이 들었다는데……”

“일하기가 싫어서 어디로 도망친 게야.”

“그런 게으름쟁이는 벌써 없어졌어야 했어.”

허수 아버지는 그 말을 들으며 울상을 지었어.

“난 도망친 게 아니고 여기 서 있다우.”

허수아비의 입에서는 바람소리만 새어 나왔지.

 

< ‘동화시 창작 길라잡이, 동화시의 매력(박상재, 도담소리, 2025.)’에서 옮겨 적음. (2026. 6.23. 화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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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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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의초 이정석 | 작성시간 26.06.23 어느 마을에 지독한 게으름쟁이가 살았어.
    “쟁이쟁이 게으름쟁이 내가 제일 게을러.”
    게으름쟁이는 게으른 것을 자랑처럼 여겼어.
    사람들은 그를 허수 아버지라고 불렀지.
    그의 아들 이름이 허수였으니까.

    참 멋지게 변화가 되는군요...
    저도 이 책 한 번 구입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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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화룡이(이창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4 살아 움직이는 동심과 만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 작성자김예희 | 작성시간 26.06.23 동화를 동화시로 바꾸니까
    훨씬 잘 읽힙니다.
    읽는 재미도 나고
    이야기 내용이 머리 속에 쏙 들어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화룡이(이창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4 동화시의 특징을 바로잡으셨네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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