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에 이어 영광 법성포로 향한 필자 가족의 여행길.
드라이브 여행은 즐겁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보다 피로도가 높지만 갈아입을 옷가지 몇 개를 트렁크에 싣고 제법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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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성포를 내려다보며. | 길을 달리다가 괜찮은 곳이 나오면 목표를 정하고 안내 표지판을 참고삼아 문화유적지에 당도해본다. 처음가본 낯섬과의 조우도 이내 즐거움으로 바뀌고 만다.
필자의 외가집이 영광과 가까워서 영광엔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김장용 새우젓을 사러 몇 번 따라온 적이 있었지만 법성포는 처음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는 서해바다 오렌지 빛 석양을 바라보며 달려온 곳에 말로만 듣던 법성포가 나타났다. 오래된 포구는 토목공사가 한창이고 포구를 중심으로 어수선하게 늘어져있는 해안가 점포들이 조기를 절이고 있는 비린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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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성포 진내리 '백제불교 최초도래지'의 공사중인 사면대불탑 | 법성포구는 조기를 절여말린 굴비로도 유명하지만 불교최초도래지 기념성역이 있는 곳으로 더욱 유명했다. 놀랍게도 이곳에서 백제불교 최초도래지의 기념조형물이 있는 공원을 찾을 수 있었다.
더군다나 백제불교 최초도래지 공원은 마라난타 존자가 대승불교 문화의 발원지인 간다라 출신이므로 간다라 불교조각과 건축양식을 조성해둔 이국적인 문화유적에 필자는 입이 떡 벌어졌다.
역사를 살펴보니 영광 법성포(法聖浦)는 인도 간다라 출신의 고승 마라난타 존자가 실크로드와 중국 동진을 거쳐 옛 백제국에 불교를 전래하기 위해 백제 침류왕 원년 (서기384년)에 해로를 통해 입국할 때 최초로 당도하여 불법(佛法)을 전파한 곳이다.
법성포의 백제시대 지명은 ‘아무포(阿無浦)’로써 ‘아미타불’의 의미를 함축한 명칭이며, 이는 마라난타 존자가 대승불교 가운데 전래한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을 명확히 하여 법성포라고 불러지게 되었다.
마라난타 존자는 법성포에 당도한 후 가까운 모악산(불갑산)에 최초로 불교사원을 창건했다니, 바로 ‘불법의 시원이요 으뜸이되는 절’이라는 뜻을 간직한 불갑사(佛甲寺)가 그곳이다.
이처럼 영광 법성포는 불연이 깊은 곳이며 한국 불교 문화사적, 정신문명사적으로 매우 뜻이 깊다 하겠다.
무심히 길따라 달리던 여행길에서 충동적으로 도착한 영광의 법성포에서 맞닥뜨린 ‘백제불교최초 도래지’기념공원은 뜻밖의 발견이었고 문화기행을 전전한 필자에겐 생소함보다는 모르고 있었던 무지함이 드러나는 장소였다.
여름의 더위가 비켜가는 것 같은 진내리의 언덕....시원한 바람이 훓고 지나가는 공원에는 이국적인 모습의 간다라 불교문화의 건축양식도 멋졌지만 한창 공사중인 ‘사면대불탑’의 위용은 국내 최고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시공을 초월한 듯, 말 그대로 만다라 광장을 바라보던 필자 바다와 하늘과 땅이 만나는 그곳에 얼어붙어 영원히 그 자리에 서 있고픈 마음에 사로잡힌다.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는 2001년부터 추진하여 금년까지 5년여에 걸쳐 13000여 평의 부지에 부용루, 탑원, 전시관, 정자, 상징문 만다라광장 등을 조성완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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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다라 광장, 마치 외국의 관광지에 나온듯한 착각이 든다. 시원한 바다바람에 시간을 잊는다. | 법성포 진내리 ‘백제불교 최초도래지’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던 중, 해는 서해바다를 꿀꺽하고 넘어갔다. 땅거미가 슬금슬금 다가오고 아이들과 필자는 시장기를 느끼며 법성포에 왔으니 굴비구이를 먹어보자고 결정했다.
법성 포구에 즐비한 식당들....조기두릅을 내건 상점들을 지나치며 ‘일oo’식당에 들어섰다. 제법 유명한 곳인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외관과는 달리 식당 안엔 방방이 손님들로 그득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에 선택권이 없음을 낙담하며 필자는 60000원짜리와 80000원짜리 밥상 중 전자를 선택한다. 솔직히 휴가여행을 하며 식사 한 끼에 큰돈을 지불할 순 없었지만 휴가의 달뜬 마음과 기왕 이름난 식당에 들어온지라 배포를 후하게 가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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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성포 '일00'식당의 한정식 | 기대했던 굴비구이는 아니지만 조기와 부사를 비롯한 각종 생선구이가 상에 그득하다. 안타깝게도 필자의 가족은 생선요리를 좋아하지 않아 비싼 음식값이 제구실을 못했지만 게살이 풍부한 간장게장 맛은 잊지 못할 만큼 진미였다.
노란 알이 먹음직하고 살이 꽉찬 간장게장은 서해바다에서 잡아올린 야무진 꽃게와 영광의 소금맛이 어우러져 고소하고 진했다. 그 밖에도 어리굴젓, 엽삭젓, 오징어젓 등 콤콤한 맛이 기막힌 젓갈은 밥한그릇 뚝닥 비우게 했다.
모처럼 들려본 영광.... 사전 정보의 미약함으로 다른 볼거리는 시간관계상 돌아보지 못하고 서운함을 남겼지만 깊어가는 밤풍경을 뒤로한 채 차는 미끄러지듯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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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조가 깃든 서해바다는 감상적인 운치가 멋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