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문학 1

작성자김상언 love|작성시간26.06.18|조회수11 목록 댓글 0

마음이 가는 곳에

김상언

내 마음 닿는 곳에
오름 하나 서 있었네.
바람은 이름 없이 지나가고
구름은 머물지 않아도
그 품에 기대어 선 나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늘 한 자락을 얻었네.

동가식 서가숙의 삶이라 한들
무엇이 아쉬우랴.

발길 닿는 곳마다
대자연은 문을 열고
지친 영혼에게
한 줌 그늘을 내어 주었으니.

허송세월이라 여겼던 날들,
돌아보니 모두 길이었네.

묶여 있던 시간 속에서도
영안의 눈 하나 떠
옥과 돌을 가릴 줄 알게 되었으니
그 또한 은혜가 아니던가.

한낮의 외로움은
나를 지키는 방패가 되고,
고요한 침묵은
마음을 닦는 숫돌이 되었네.

봄햇살 문득 가슴에 스미니
빛은 만물을 어루만지고,
산도 들도 사람도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눈부시게 피어나는구나.

세월은 내 머리에 내려앉고
사랑은 가슴에
켜켜이 쌓여
꽃보다 깊고
별보다 오래된
향기가 되었네.

이제 나는 알겠네.
갖추어진 옥보다
귀한 것은
확 트인 마음
하나라는 것을.

남은 날이 얼마이든
바람처럼 자유롭게,
물처럼 낮은 곳으로 흐르며

세상 끝자락에 이르도록
비유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나를 물들이며 사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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