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왕국으로 알려진 투르크메니스탄으로 가는 길은 우즈베키스탄을 넘어가면서부터 수월치 않았다.
지루한 시간 싸움. 그리고 계속 검문. 통제된 질서와 그 속에서의 자유가 혼합된 나라. 카라쿰 사막에 나 있는 다르바자의 분화구를 향해 달리는 길이 그 실상을 낱낱이 보여주었다. 오고 가는 길이 2차선이 있지만 길이 오래되고 패인데가 많아 운전자들이 저마다의 경험으로 마치 사막을 마음대로 질주하듯 각개약진하는 나라.
가끔씩 2000년 초반 평양에서 보았던 북한식 모자를 쓴 경찰이 드문드문 보이는 검문소를 통과했다.
무료하다 싶으면 무리지어 나타나 풀을 뜯거나 길을 가던 낙타무리들. 여섯 시간의 흔들림 속에서 도착한 다르바자의 지옥의 문은 우리가 도착한 그 이간에도 불타고 있었다. 1971년 구 소련시절 천연가스 채굴을 위해 채굴을 위해 시추작업을 하던 중 지반이 무너지며 만들어진 거대한 구덩이의 천연가스에 불을 붙였는데.
지금까지도 꺼지지 않고 불타오르는 거대한 분화구로 세계적인 미스터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실수와 자연의 신비가 어울려 이루어진 지옥의 문을 답사하고 돌아오던 중 사막 한 가운데의 샘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낙타무리는 한폭의 수채화이자 쓸쓸한 역사였다.
낙타에 물품들을 싣고사막을 가로지르면 대상들도 사라지고. 사막을 경작지로 여기며 배회하면서 살아가던 베두인들도 돌보지 않는 낙타들이 불안한 자유를 구가하며 살아가는 풍경속에 저 낙타들의 미래는 장밋빛일까. 잿빛일까?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사막 안에 샘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라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의 한 소절을 떠올리며 카라쿰사막을 질주했던 시절도 이제 추억으로 남았고.
오늘 타슈켄트에서 한 낮을 보내고 밤엔 그리던 내 나라 대한민국으로 돌아가는구나.
파키스탄에서부터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에서 보낸 한달 간의 여정이 그새 아스라하지만 가끔씩 되살아나 내 영혼을 서늘하게 할 테지.
2026년 6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