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름처럼 강물처럼 떠돌다 가는 것이 인생인데,
오래 전 여름 완주군 비봉면의 연꽃이 아름다운
홍련암을 들렀을 때
홍련암의 주지스님이 나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호가 있느냐” 고
계면쩍어서 아직 없다고 대답하자
고향이 어디시냐고,
그래서 진안 백운이라고 말씀 드렸더니
그럼 호를 백운이나 풀어서 흰 구름이라고
지으면 좋겠다는 말씀
그 이유는 운수납자로 떠도는 선생님에게 가장 어울리는 호라는 것이었습니다.
‘백운거사白雲居士’라는 호를 지었던 고려 때의 문장가 이규보는
어떤 사람에게 “왜 스스로 백운 거사라는 호를 지었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 이규보는
“내 자신이 백운은 아니나
백운은 내가 그리워하는 바다.
그리워하면서 배우면 그 실은 얻지 못하더라도
아마 그 언저리는 갈 것이다 “ 라고 전제한 후
“구름이라는 것은 용용하고 한가롭고
산에 걸리지 않고
표표하게 떠다니며 행적에 구애됨이 없다.“ 라고 말했습니다.
“구름처럼 떠돌고 강물처럼 흐르고 싶다” 라는
마음만큼 세상은 자유롭거나 자연스럽지 못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대와 나의 삶도
흰 구름처럼 떠돌다 사라지는 길손이 아닐까요.
그새 수국이 꽃을 피우는데,
2026년 6월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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