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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방

《들어는 봤나, 虛堀山》

작성자모모|작성시간26.06.09|조회수58 목록 댓글 0

빌 허(虛), 굴 굴(堀).
비어있는 가짜 굴이라니...
세상에 꽉 찬 굴도 있나.
오늘은 묘한 이름을 가진 암산을 탄다.
진산 가야산과 명찰 해인사로 잘 알려진 합천.
세시간을 달려 차가 합천군 대방면으로 들어선다.
산봉우리 세개가 고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허굴산, 악견산, 금성산.
모두 울퉁불퉁 씩씩하게 생긴 巖山이다.
생김새는 우락부락해도 높지 않으니 친숙한 느낌이다.
이중 험준한 바위능선을 가진 허굴산을 오른다.
해발 681m로 황매산의 새끼산이다.
하얀 밤꽃이 도너츠처럼 감싸고 있는 장단마을.
알싸한 밤꽃향에 시작부터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바위들이 연출하는 기기묘묘한 형상에 힘을 얻는다.
주먹바위 되바위 권총바위 거북바위...
널직한 장군바위에 걸터앉아 바람샤워 하는 기분이란...
움퍽 파인 돌웅덩이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바위산과 숲이 만드는 초여름 풍경이 싱그럽다.
로프와 네 발로 오른 龍바위.
두부를 칼로 자른듯 쩍 벌린 배를 하늘향해 내밀고 있다.
우람하고 비범하면서도 위협적이다.
전망도 으뜸이다.
암괴와 암릉으로 이뤄진 허굴산.
산 타는 맛과 탁 트인 경치가 기대 이상이다.
온 몸으로 기어오르는 재미도 그만이다.
정상에 서니 좀 실망스러운게 흠이라면 흠.
하산길.
밤꽃 향내에 콧속이 또 진저리를 친다.
마치 꿀을 공기에 말아 마시는 기분이다.
마을 공동수도에서 등목까지 하고 향한 합천호.
북어찜에 소주 한 잔 하니 세상 부러운게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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