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시 / 이채/ 전진옥/ 이해인/나태주
*여행과 인생 / 이채
사는일이 너무 바빠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어
청춘도 이와 같아
꽃만 꽃도 아니고
나 또한 꽃이었음을
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어
인생이 길다한들
천년만년 살것이며
인생이 짧다 한들
가는세월 어찌 막으리
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
6월 같은 사람들아
피고 지는 이치가
어디 꽃 뿐이라 할까
*6월의시 / 혜원 전진옥
반년의 세월
꽃 피운 시간들
얼마나 큰 의미였던가
반환점을 향해
또 다시 걸어가야할 우리
여유로운 바람으로 흐르자
꽃 진자리
미완성의 푸른열매
더더욱 단단히 굳혀가나니
너와 나 푸른 향기로
고운꿈 아로새겨
꿈을 더듬어 흘러서가자
*6월엔 내가 / 이해인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유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드려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유월에 / 나태주
말없이 바라
보아주시는 것 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때로는 옆에 와
서 주시는 것 만으로도 나는
따뜻합니다
산에 들 에 하이얀 무 찔레꽃
울타리에 덩굴 장미
어우러져 피어나는 유월에
그대 눈길에
스치는 것 만으로도 나는
황홀합니다
그대 생각 가슴속에
안개 되어 피어오름 만으로도
나는 이렇게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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