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면 아, 예쁜
꽃도 있구나!
발길 멈추어 바라본다
때로는 넋을 놓기도 한다
고운 새소리 들리면 어, 어디서
나는 소린가?
귀를 세우며 서 있는다
때로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하물며 네가
내 앞에 있음에야!
까닭 / 나태주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낯익은 풍경이되 달 아래 고쳐 보니,
돌아올 기약 없는 먼 길이나 떠나온 듯,
뒤지는 들과 산들이 돌아 뵙니다.
아득히 그림 속에 (정화)된 초가집들,
할머니 조웅전에 잠들던 그 날 밤도
할버진 율 지으시고 달이 밝았더니다.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온 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차라리 외로울망정 이 밤 더디 새소서
달밤 / 이호우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새벽밥 /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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