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달 - 송가인
夜深星逾輝(야심성유휘)
"밤이 깊으면 별은 더욱 빛난다."
이 말은 밤하늘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별이 더욱 빛난다는 사실은
힘겹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위로입니다.
몸이 차가울수록 정신은 더욱 맑아지고
길이 험할수록 함께 걸어갈 길벗을 더욱 그리워합니다.
맑은 정신과 따뜻한 우정이야말로
숱한 고뇌와 끝없는 방황에도 불구하고
그 먼 길을 함께 하는
따뜻한 위로이고 격려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처럼' 중에서 / 신영복,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영혼과 영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
기대와 아쉬움이 어우러진 기쁨도 슬픔도
어느 순간의 경계선이지 영원은 아니다.
삶 / 김용호
집으로 돌아가는 촌로 부부를 태웠다.
직업이 뭐요? 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칩니다.
아!. 그거 좋지. 난 배우는 사람이요,
땡감만 열려 매년 골탕 먹이는 감나무한테,
삽질, 쇠스랑질에 돌만 솟아오르는 땅한테,
제멋대로 비 뿌리고 제멋대로 비 거두어 가는 하늘에......
옆에서 할머니가 거들었다.
소득 없는 일에 저렇게 매달리는 법만 평생 배워야 소용없소,
거두어들일 줄 알아야지.
논둑에 깨가 한창이었다.
아, 저 깨들 좀 봐. 정말 잘 영글었네,
내 새끼들 같다니까.
올해 깨 심었는데 내 눈에는 깨 밖에 안 보여,
온통 깨 밖에 없다니까,
말 못하는 저것들도 사람 정성은 알지,
마음 좋게, 편하게 정성을 다하면 보답을 한다니까,
아! 저 영근 깨들 좀 봐요,
저 주인네 참 실한 사람이겠구먼
산소 가는 길,
집도 보이지 않는 산길을
두 노인네 다시 터벅터벅 사라져 갔다.
산다는 것 / 나호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