꿰어 엮는 것이 구슬뿐이랴
너의 마음을 꿰뚫어 내 마음과 역고 싶다
간절함 / 서윤덕
응시의 눈물 한 방울 속엔 혁명이 없었을까
새벽이슬 한 방울 속에 우주가 휘어지듯
나는 그런 눈물로서 지나간 나를 확인하고 싶다
80년대 / 김승희
달 거미 한 마리 지붕을 밟고 목련나무로 걸어와요
거미의 집을 허무는 게 아니에요
물덩이를 만드는 게 아니에요
솜 트는 기계 멈춰있는 집 앞의 목련나무
꽃송이 안으로부터 달이 솜털을 짜기 시작했나봐요
자동차 바퀴에 찍힌 고양이 울음소리도 되살아나요
솜이불을 짜는 소리 할머니의 귓바퀴에 감겨요
나는 벼락처럼 자라난 목련나무의 꽃과
달의 이빨들이 하나의 틀을 이루는 소리를 생각했어요
먹구름을 집어 삼킨 듯 검게 물드는 것들은
솜틀집 앞 배수구에 걸려있나 봐요
그늘 쪽에 얼어있는 지난 봄눈 덩어리들이
아지랑이 피워 올려요 아직 꽃샘추위는 발끝을
야금야금 베어 물고 있었죠
그러니까 목련들도 밤의 이불을 덮고 싶어
나뭇가지 침대에 꼭 맞는 그믐이 올 때까지
할머니의 꽃상여를 짜듯
깊은 어둠을 지우려고 달의 이불을 짜고 있나봐요
봄눈 녹자 귀신도 볼 수 있다는 물웅덩이엔
달과 목련과 거미가 한 가계에서 태어났다는
소문이 고여 있었어요 이불 한 채 그려진 목련나무,
노란 나비들이 먼저 날아와서 날개를 풀고 있었어요
달과 목련과 거미의 가계 /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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