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도회 - 김완선
겨울밤의 하늘에 별들
참 낮게도 내려와 빛을 뿌려요
저 맑고도 고운 별빛
내가 키발을 딛고 훠얼 훨 손짓하면
금세 다가설 것 같은 별 하나
당신의 환한 얼굴 실려왔어요
별빛에 실려 / 박남준
간밤 내
깔깔, 봉오리 웃는 소리만 났다
아침에
하늘이 한 뼘도 남지 않았다
봄내
하늘은 가득 찬 꽃잎으로 몸살을 앓는다
해는 어디에 있는지
진종일 빨간 명주실만 내려 보낸다
몸살 앓는 하늘 / 김지향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도둑질처럼 배운 취미는 함구무언.
입만 다물면야
세상은 산뜻합니다.
갈빗대 들춰낸 내 허파를
돌덩이로 내리찍은 아픔은
함구무언의 후유증이지만
어머님.
이발사가 된다면야
소리칠 갈대밭이 있는 게 야단이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도둑질처럼 배운 취미는 함구무언.
입만 다물면야 남의 세상은
산뜻하고 고귀한 꽃밭입니다.
아, 그래도 입만 다물면
쑥밭인 내 세상이 안쓰러운 어머님.
입만 다물면야 / 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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