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6월 7일 아침
어제는 다슬기와 단골 미용실그리고 정답게 하루를 보냈다.
작은 나뭇가지를 손에 쥐고 다슬기를 한 알 한 알 꺼내다 보니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손끝에는 인내가 쌓이고, 마음에는 고요함이 스며들었다. 수북이 쌓여 가는 빈 껍데기를 바라보며 오늘도 자연과 함께 부지런히 살아냈다는 작은 기쁨을 품었다.
다슬기 손질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은 뒤에는 2006년부터 다니는 미용실에 들렀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 온 원장님 부부의 환한 얼굴은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고 정겨웠다. 변함없이 이어지는 인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머리를 다듬고 나와 새로 문을 연 땅콩빵 가게에 들렀다. 만 원어치 땅콩빵을 품에 안고 천천히 집으로 걸어오는 길, 빵 굽는 고소한 향기와 느긋한 발걸음이 작은 낭만이 되어 주었다.
돌아보면 특별한 일은 없었다. 다슬기를 손질하고, 머리를 다듬고, 새로운 가게를 둘러보고, 천천히 걸어 집으로 돌아온 평범한 하루였다. 그런데 그런 소박한 시간들이 모여 마음을 넉넉하게 채워 주었다.
인내로 보낸 시간은 건강이 되고, 감사로 채운 하루는 행복이 되었다.
다듬은 삼동파는 냉동실에 차곡차곡 넣어 두었다. 이웃들과 정을 나누고도 우리 몫이 남아 있으니 그것 또한 자연이 준 넉넉한 선물 같았다.
그런데 어제는 어느 단어 하나가 마음에 걸려 잠시 기분이 흐려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나와는 다른 삶과 다른 생각 속에서 나온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한 서운함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모든 활동하는 곳에 댓글을 남기지 않았다. 말을 아끼는 것도 때로는 마음을 지키는 지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바람이 스쳐 가듯 마음도 다시 잔잔해졌다.
그리고 오늘은 랑구와 함께 강가로 간다. 강고기도 살피고 다슬기도 잡으며 아이들처럼 웃고 떠들다 올 생각이다. 함께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같은 시간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참 고맙다.
오늘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좋은 말 한마디를 품고
자연과 손을 맞잡고 또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