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서른 여덟이고요 애기 둘 있는 주부입니다.
애기들 보면서 웃는 일도 많지만 요즘 화나는 일이 많거든요.
그래서 궁금한 것은요, 그 화를 제가 어떻게 좀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
▒ 답
뭣 때문에 화가 나는데요?
(남편이요.. 밖에 나가면 다른 사람들은 부럽다고 그래요.
자상하고 배려심 깊고 멋지고 남자답고 그런 남편이라고..
그런데 사실 집에서 저한테는 안 그래요. 그냥 겉포장 같은 거죠)
그러면 남편이 집에서 나한테도 못하고 남들한테도 비난받는 사람이 되는 게 낫나, 아니면
집에서는 못하더라도 남들한테라도 좋은 소리 듣는 게 낫나?
(ㅎㅎ 그 둘을 굳이 비교하자면 뭐 후자가 낫긴 하지만, 이왕이면 저한테도 잘했으면 좋겠는데..)
잘했으면 좋겠는데 그 인간이 못하는 걸 어떡해?
어떻게 세상이 내 입맛 대로 되나?
오늘 아침 날씨 약간 쌀쌀했죠?
좀 따뜻했으면 좋겠는데 쌀쌀한 걸 어떻게 하나?
신경질 팍 내면서 '날씨가 뭐 이런 게 다 있나?' 하는 거하고 똑같은 거지..
내가 원하는 대로 되면 좋지만,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세상이야.
자기가 짜증내면 남편이 돌아올까? (그건 아니죠..)
남편이 왜 그럴까.. 이유가 있을 거 아녜요?
남편이 자기한테 집중을 못 한다면 뭔가 신경 뺏기는 데가 있을 거잖아요?
(그.. 일에 대한 권태기가 온 거 같아요)
왜.. 수입이 줄었어요? (그건 아닌 거 같고요..)
그럼 권태기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렸는데 그게 회복이 안 돼서 괴로워하는 거 같아요)
그런데 마누라까지 짜증을 내는데 잘 되겠나? (ㅎㅎ 제가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할까요?)
도움을 줄 수 없지. 각자 인생인데 어떻게 도움을 줘?
자기는 자기 인생이나 잘 살면 되지.
남편이 짜증낼 때 한 번 웃어주세요. 같이 짜증내지 말고.
애들은 몇 살이에요? (큰 애는 중1 올라가고요, 작은 애는 5학년입니다)
그래, 애들이 아직 어린데 엄마가 맨날 짜증이나 내고 성질 부리고 그러면 애들한테 좋을까?
(안 좋겠지요..) 안 좋은 짓을 왜 하는데 자기는?
자기도 자기 자식한테 안 좋은 짓을 하잖아?
그렇게 자기가 자기 콘트롤이 안 되듯이 남편도 지금 자기 콘트롤이 안 되는 중이에요.
(그럼 제가 기다려줘야 하나요?)
기다려주는 게 아니라 신경 꺼주는 게 좋지. (ㅎㅎ)
기다린다는 건 무슨 얘기야? 돌아오라는 거잖아요?
돌아올 수 있는지 아닌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러니까 절을 하면서 '아이구, 당신 힘드는데 당신 마음 이해 못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뒷바라지 잘 못 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참회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누가 편할까? (제가 편하겠지요)
그렇게 해서 자기부터 정신을 차려야 해요.
엄마가 맨날 그렇게 짜증내고 화내고 우울해 하면 애들한테도 안 좋고
남편한테도 하나도 도움 안 되고.. 무엇보다 본인이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그 짐을 벗어버리려면 참회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요 스님, 제가 궁금한 것은 화가 날 때 그 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런지..)
그런 것은 기교적인 문제인데, 화가 이미 나버렸는데 그걸 어떻게 다룰 것인가..
내가 화가 난다는 것은 내가 잘했다는 겁니까 아니면 내가 잘못했다는 겁니까?
(나는 잘했는데 왜 못 알아주나 해서 화가 나는 거겠죠)
그래서 이미 화가 났는데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하는 것은 하수예요.
'제가 잘못입니다, 제가 부족합니다' 하면 화 자체가 일어날 일이 없지.
그러니까 일어난 화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이미 잡초가 다 올라온 다음에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보다 잡초가 생겨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부족합니다' 하면 화낼 일이 없어지는데, '내가 잘했다' 하면 이미 화가 나버리고
그걸 어떻게 억누르고 해결할 것인가 하는 것은 하수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화가 날 때마다 '아이구, 내가 또 나를 고집하는구나' 하고
얼른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 상황의 피해자로 남을 것인가, 행복을 선택할 것인가 (혜민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838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지혜심 작성시간 16.02.15 감사합니다()
-
작성자happ 작성시간 16.02.15 법문 감사합니다.
-
작성자이야압~! 작성시간 16.02.16 그래서 이미 화가 났는데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하는 것은 하수예요.
'제가 잘못입니다, 제가 부족합니다' 하면 화 자체가 일어날 일이 없지.
감사합니다. -
작성자해야 작성시간 16.02.17 감사합니다 ()
-
작성자약산 작성시간 16.02.20 감사함니다
스위스 루체른 호수가에서 그곳에 법문하러 오신 법륜스님 우연이 뵙게되고 그래서
사진 같이 찍게된일이 지금도 감동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