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너무 오래 살다가 자식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두렵습니다.
꼭 장수하고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혹시 병치레라도 해서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고 피해를 줄까봐 그게 걱정이라서 질문을 드립니다.
▒ 답
그 걱정이라는 것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에요 아니면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에요?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죠) 그런데 안 일어날 수도 있죠? (ㅎㅎ 그렇죠)
그래서 부처님께서 "걱정하지 말라, 지금에 깨어 있어라" 그러시는 겁니다.
100세까지 살고 싶어도 먼저 죽는 사람도 있고, 지금 죽고 싶어도 100세까지 사는 사람도 있고..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수명을 내가 어떻게 해보려고 하면 안 돼요.
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니고, 빨리 죽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 그냥 사는 데까지 사는 거예요.
"아이고, 죽어야 하는데 왜 사노?" 이래 말할 필요도 없고
"아이고, 더 살아야 하는데 왜 죽노?" 이래 말할 필요도 없어요.
수행자는 그저 주어지는 대로.. 내일 죽는다 해도 안 죽겠다 발버둥치지 말고 "아이고, 살 만큼 살았다" 하고
모레 죽는다 해도 죽고.. 100살 산다 해도 그냥 사는 거예요.
그리고 병이 나서 몸져누우면.. 누워 있으면 돼요. 그러나 꼭 몸져눕는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리고 한번 보세요. 가족이나 친척이 갑자기 죽을 때 슬퍼요 아니면 몇달이나 1년이나 누워 있다가 죽는 게 슬퍼요?
(갑자기 죽을 때 더 슬프죠) 그래요. 갑자기 죽으면 자기는 좋지만 가족 친지, 자식들은 더 고통스러워요.
그래서 앓지도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잠자듯이 죽기를 바라면 그건 너무 이기적인 거예요.
다른 사람들 생각하면 좀 아프다가 죽어야 합니다. (ㅎㅎ)
좀 오래 누워 있으면 사람들이 '아이구 왜 안 죽나? 이제 좀 죽지' 이런 마음이.. 말은 안 해도 속으로 들어요.
그 정도 해 놓고 죽으면 별로 안 울어요. 그것을 '정 떼는 기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프지도 않고 갑자기 죽으면 나한테 좋고, 아프다가 죽으면 자식들한테 좋고..
애들한테 짐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좋은 일이에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아.. 걱정할 필요 없어요.
혼자 살면, 혼자 살다가 어느 날 심장마비로 갑자기 죽으면 그만이지..
내가 죽는데 뭐 무슨 상관이에요? 답답한 건 애들이 답답하겠지.
그러니까 그것도 신경쓸 필요 없고.. 아프다가 발견되면 병원 가서 치료받으면 되고..
안 아프면 혼자 살면 되고, 아프면 병원에 누위 있으면 되고..
병원비는 내 돈이나 재산 있으면 팔아서 내면 되고, 없으면 자식들이 낼 테고..
그럴 처지도 못되면 누가 낼까? 어디 갖다 버릴까, 누가 내도 낼까? 정부에서 내요.
재산도 없고 자식도 없으면 나라에서 내기도 있으니까, 그런 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또 걱정 있으면 말해 봐요? (ㅎㅎ 알아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아플 수도 있고 안 아플 수도 있고, 빨리 죽을 수도 있고 늦게 죽을 수도 있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죽을 수도 있고 입원도 못 해보고 죽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수행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이래 돼면 이래 되는 대로 살고, 저래 되면 저래 되는 대로 살고..
혼자 살게 되면 혼자 살고, 자식이 와서 살자면 같이 살고, 싫으면 안 살면 되고..
어떻게 되든지 내가 좋은 것이 수행이지, 이러면 좋고 저러면 나쁘고 그러면 안 돼요.
수행자는 천당 가도 좋고 지옥 가도 좋다, 이래 생각해야 합니다.
천당 가면 놀 게 많아 좋고, 지옥 가면 일할 게 많아 좋고.. 도와달라는 사람 많아서..
그래서 지옥 가면 복 지을 수 있고, 천당 가면 놀 수가 있고..
그 뭐 이래 되면 어떻고 저래 되면 어때요?
자꾸 한 가지를 선호하니까 인생이 피곤한 겁니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오지도 않은 일 미리 걱정하지 말고
건강하면 남 도와주고 살고, 아프면 도움 받고 살고 그러면 돼요.
그런데 자기는.. 도움을 안 받겠다거나, 도움을 안 주겠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조금이라도 힘이 있을 때 남을 좀 도우세요.
그렇게 평소에 복을 좀 지어 놓아야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앉아서 쓸데없는 걱정 말고, 그럴 시간 있으면 뭐 하라고?
(ㅎㅎ 복 짓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