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죽음을 앞두고 힘들어 하는 환우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친구가 마음 편하게 떠날 수 있도록.. 스님, 좋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 또한 피할 수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늘 마음 한구석이 우울합니다.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답
죽음을 앞두고 있는 친구를 위해서 좋은 말을 해주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친구를 바라보는 마음이, 내가 힘들어서 좋은 말을 찾는 거예요?
안 좋고, 아픈 걸 그냥 보면 되지.. 왜 꼭 무슨 말을 해줘야 돼요?
그럴 때 스님이 노 하던 말 기억 안 나요?
'신경 꺼'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마' (대중들 웃음)
그냥 가서 대화하고 얘기 나누고 그러면 되지.. 빈말 할 필요 없어요.
뭐.. 맘 편하게 가져라, 그러면 죽어서 극락간다..
진짜 극락가는지 아닌지 자기도 모르면서 그런 빈말 할 필요가 없잖아?
그러니까 오늘 숨이 넘어가더라도, 그냥 손 잡고 어릴 때 얘기도 나누고 그러면 되지
'뭘 해줘야 된다' 하는 그런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숨 넘어가는 사람한테 무슨 말을 해줄려고 그래?
그리고 오래 살고 못 살고 하는 건.. 옛날엔 한 6,70 살면 오래 살았다고 했지만
요샌 8,90이 보통이고 70쯤 살다 가면 아쉬워 하죠? 그러니 명이란 게 따로 있는 게 아니예요.
저 인도나 그런 데 평균수명이 아직도 43, 47정도 되는 데 비하면, 질문하신 분 정도면 많이 산 거예요.
어때요? 지금 죽는다 하면 아쉽습니까?
내가 조금 더 산다고 세상에 별로 도움될 것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뭐 일부러 죽어야할 만큼 세상에 나쁜 짓 한 것도 없고..
그러니까 사는 데까지 살다가 때가 되면 간다..
봄날에 꽃피고 무성하다가 가을에 낙엽 떨어지듯이..
그게 뭐 9월 30일 날 떨어지면 어떻고 10월 3일에 떨어지면 어떻고..
11월까지 매달려 달랑거리면 뭐 할거예요?
어차피 어래나 저래나 겨울되면 다 떨어져요? 안 떨어져요?
다 떨어져요.. 백년 안짝에 다 죽어요.
또, 뭐 죽으면 어떻다느니.. 좋은 데 간다느니.. 그런 생각도 어리석은 생각이예요.
왜냐 하면.. 그런 건 증명할 수도 없고, 밤새도록 토론해도 결론이 안 나는 문제입니다.
죽을 때 편안하게 죽겠다고 해도 그렇게 돼요? 안 돼요? 안 되고..
거꾸로 서서 죽겠다고 해도 안 되고.. 지 뜻대로 안 되는 게 죽음입니다.
그러니, 그냥 인연대로 맡기면 돼요.
또, 무슨 사고로 갑자기 죽으면 더 억울하다고들 슬퍼하지만
살아 있다는 건 항상 1분 1초 뒤에라도 죽을 가능성 있어요? 없어요?
그런데 뭐 예기치 못한 죽음이 어디 있어요?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러니 그냥 놔두는 게 좋아요.
가서 뭐 한 마디 하려고도 말고.. 말한다고 위로가 될까?
지금도 이해가 안 가는데, 숨이 오락가락 하는데 남의 말이 귀에 들어올까?
그러니 그런 건 다 내 마음일 뿐이고.. 평소처럼 대하세요.
만일 그 친구가 먹을 게 없으면 쌀이라도 갖다주고, 돈이 없으면 돈이라도 빌려주겠지만
병에 걸려서 치료하는 건 내가 뭐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건 의료진에 맡겨놓고..
또, 내가 암에 걸려도 마찬가지..
치료는 의사 일이지 내 일인가? 하는 마음으로 턱 맡기고..
그게 도(道)이고, 그럴 때 불보살의 가피도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 두 개 다 쓸데 없는 질문이다.. 이 말입니다.
무슨 암이예요? (유방암입니다)
그게 뭐.. 유방암, 자궁암, 위암.. 이런 거 요샌 암 축에도 못 낍니다.
성질이 못 돼 그런 병에 걸리지.. (웃음)
유방암이면 남편에게 참회기도부터 하세요.
아니면 수술해도 재발위험이 있습니다.
남은 생에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내려면 참회기도부터 하세요.
눈물이 나도록 참회해야 살 길이 열립니다.
※ 태어남과 죽음은 '개념'일 뿐 실상이 아니다 <틱낫한 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ZL/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