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질문이 두 개 있는데요,
첫 번째 질문은, 사회에서 편법을 써서 자신의 이익이나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납니다.
아직도 그런 것이 통하는 사회에 불신감도 생기고, 뭔가 상대적으로 손해보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합니다.
이런 제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요?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아이가 둘 있는데 작은 아이가 공부에 대한 욕심이 아주 강합니다.
그래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도 번번히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곤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면 좋을지요?
▒ 답
아이가 공부에 대해 욕심이 있는 게 아니고 성적에 대해 욕심이 있겠지? (예, 맞습니다..) (웃음)
성적에 대해 욕심이 있다는 건, 노력은 적게 하고 결과는 크게 얻으려 한다는 것인데.. 욕심은 버려야 합니다.
공부에 대한 욕심은 있어도 좋고, 있어도 괴롭지 않습니다.
그런데 성적에 대한 욕심이기 때문에 괴로움이 따릅니다.
노력한 것 이상을 바라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그런 허황된 생각을 가지고 살면 나중에도 인생을 망치게 됩니다.
그런 생각이 자꾸 커지면, 열심히 일해서 살아갈 생각을 안 하고, 무슨 도박을 하던지 복권을 사던지
자꾸 이렇게 뭔가 쉽게 일확천금을 벌어보려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아이에게 '인과법'을 알도록 깨우쳐줘야 합니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그 결과를 수용하도록.. (그런데 우리 애는 정말 열심히는 하거든요..)
그 열심히 한다는 것이.. 0을 해놓고 100을 바라는 것도 욕심이지만, 100을 해놓고 200을 바라는 것도 욕심입니다.
그러니까 성적이 안 오른다고 괴로워 하는 것은 다 욕심 때문입니다. 허황된 욕심.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욕심은 버려야 합니다.
누구나 열심히만 하면 다 좋은 결과가 나옵니까? 아니죠.
한 반에 60명이 다 열심히 해도 1등부터 60등까지 있잖아요?
60명이 다 놀아도 1등부터 60등까지 나옵니다.
60명이 다 절에 와서 기도해도 1등부터 60등까지 나옵니다.
다 교회 다녀도 그래 나오고, 다 종교 안 믿어도 그래 나옵니다.
그러니까 등수는 열심히 하는 거 하고, 종교 믿는 거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거하고, 성적 잘 나오는 거하곤 반드시 일치하는 게 아니다 이 말입니다.
열심히 해도 다른 애들이 더 열심히 하면 성적이 안 나오는 거고
놀아도 다른 애들이 더 놀아버리면 성적 잘 나오는 거고.. 이렇게 상대적인 겁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하고.. 그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앞에 질문은..
나도 이렇고 내 자식도 이런데, 어떻게 이 세상에..
노력은 적게 하고 크게 얻으려는 일들이 없어질 수 있겠습니까? 할 수만 있으면
권력에 줄을 대던지, 뇌물이라도 주던지, 이것도 저것도 없으면 가서 싹싹 빌어서라도 어떻게 해보려고 하고..
이러는 게 중생들의 세계입니다. 그런 걸 보고 기분나빠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게 세상이니까..
이게 옳다는 게 아니라, 이게 세상사다 이 말입니다.
요즘 세상만 그래요, 옛날에도 그랬어요? 옛날에도 그랬고,
한국만 그래요, 북한도 그래요? 북한에도 그렇고,
한국만 그래요, 미국도 그래요? 미국도 그래요. 이게 세상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이렇다 하더라도 이것은 올바른 길이 아닙니다.
이렇게 하면 세상이 좋아지는 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나빠지는 쪽으로 갑니다.
그러니 천하가 다 하더라도, 나는 안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 사람들 보고 화 내는 건, 자기도 하고 싶은데 못해서 그렇습니다. 그 반증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저들이 나를 깨우쳐주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해야 하고
동시에 그들을 비난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게 바로 자기 수행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수행자의 관점이라면
보살의 관점에선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니까, 보고만 있어선 안 되죠?
고통받는 중생들을 돕기 위해선 그런 비리들을 개선해야 해요, 안 해야 해요? 개선해야죠?
그들을 비난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노력합니다.
그들이 받을 과보를 생각하고 그들을 불쌍히 여겨, 하나하나 깨우쳐 나가야 합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말려서 그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걸 분별심으로 하면 미움과 원망이 생기므로, 연민을 가지고 자비심으로 깨우쳐줘야 합니다.
그런 마음자세로 생활하면 화가 날 이유가 없지요..
그렇게는 못할망정 '나도 거기 한 다리 못 끼느냐' 욕심을 내면서
이걸 부처님한테 기원을 하고 있으니.. 이래서 되겠습니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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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햇빛엽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9.01 그렇지요.. '욕심은 눈물의 씨앗' '탐욕은 재앙의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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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그대 작성시간 10.09.25 비난하지 말자...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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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햇빛엽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9.25 나 자신에게 주는 큰 선물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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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Arnold 작성시간 13.08.2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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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손오공 작성시간 14.02.20 ㅋㅋㅋㅋ.............
역시 법륜스님은 어려운 질문도 아주 통쾌하고 명쾌하게 정의를
내려 주시며 길을 가르쳐주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