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꽤나 궁금했습니다. 법화경 이름이 왜 '묘법연화경'일까?
대개 경전이름을 보면 그 내용과 쉽게 연결이 되는데..
예를 들어, 지장경, 천수경, 화엄경, 금강경..
그런데 묘법연화경은 잘 이해가 안 갔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한역본은 구마라집 스님이 번역한 것인데
그 100년 정도 전에 축법호 스님이 번역한 것은 정법화경(正-)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래 범어 명칭 <Saddharma pundarika sutra>에서
sad를 구마라집은 '묘법', 축법호는 '정법'으로 번역한 것인데..
이미 정법화경이라고 번역된 것을
왜 굳이 구마라집 스님은 묘법(妙-)이라고 하였을까?
묘(妙)자가.. 이게 참 묘한 글자인데..
여자(女)의 마음, 특히 소녀(少女)의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신도 모른다, 알려고 하면 다친다..
심지어 본인도 모르는 게 여자의 묘(妙)한 마음이라는 말도 있지만 ㅎㅎ
일단 묘(妙)자가 들어가는 말을 떠올려 보면..
기묘하다 - 이상하고 묘하다
미묘하다 - 야릇하고 묘하다
신묘하다 - 신기하고 묘하다, 신통하고 묘하다
뭐 좀 '이상하다, 신기하다'는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구마라집 스님께서 이 법화경을 번역하실 때
그 내용 중에 묘(妙)자를 어떤 경우에 사용하였는가를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1> 제25 관세음보살보문품 중에서
"... 그때 무진의보살이 게송으로 여쭈었습니다.
'묘한 상호(妙相) 갖추신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거듭 그 일을 묻자옵니다.
불자는 무슨 인연으로 이름을 관세음이라 하시나이까?'
묘한 상호를 갖추신 세존(具足妙相尊)께서는 게송으로 무진의에게 대답하사..." (p1161)
- 부처님의 모습을 '묘하다'고 표현하였는데 설마 '이상하다, 야릇하다, 신기하다' 그런 건 아니겠죠?
분명 32상 80종호를 지칭하는 거라고 한다면 '훌륭하신 모습, 거룩하신 모습'이라는 뜻일 겁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이 묘(妙)자가 훌륭하다는 뜻으로 사용되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전을 찾아 보니까 실제로 묘(妙)자에 그런 뜻이 있더군요.
※참고: 제27 묘장엄왕본사품 (p1211)
"그때 묘장엄왕은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부처님의 몸은 희유해서 단엄하고 수승하여 가장 미묘한 색상을 성취하셨도다.'"
<2> 제24 묘음보살품에서
묘음보살의 이름에도 이 묘(妙)자가 들어가 있는데
원래 이 묘음보살의 원어는 Gadgadasvara(가드가다스와라)이고
이것은 우레가 치는 소리를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우레 같은 소리')
이것을 옛 경전에서는 '사자후보살(묘후妙吼보살)'이라고도 하였다고 하는군요.
- 그러니까 묘(妙)자는 당시 중국에서는 그런..
우레같은 사자후도 묘(妙)자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뜻을 가진 글자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요약하면, 구마라집 스님께서는 법화경의 가르침이야말로 아주 말할 수 없이 빼어난, 훌륭한 진리의 가르침이다..
왜? 우레같은 사자후의 말씀이니까.. 그런 뜻으로 묘(妙)자를 쓰신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그리고 이것은, 축법호 스님처럼 바를 정(正)자로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부한 의미가 내포된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르다,정법+뛰어나다,최고다)
(중국어 사전에 보면 이 묘(妙)자에는 '아름답다'는 뜻까지 있으니까요^^)
<3> 제25 관세음보살품에서
"중생이 고액으로 한량 없는 고통에 몸이 핍박당할 때에
관음의 묘한 지혜력(妙智力)이 세간의 고(苦)를 구원하느니라." (p1167)
- 여기에서 묘지력(妙智力)도 '매우 훌륭한, 최고의 지혜력'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묘(妙): 최고의~ <호연스님/btn>
▶그럼 법화경 본문 중에서 이처럼 법화경을 아주 말할 수 없이 빼어난..
훌륭한 진리의 가르침이라고 콕 집어서 언급한 부분이 있을까?
있습니다. - <제23 약왕보살본사품>
"수왕화야, 비유하건대 냇물이나 강물 등 모든 물 중에서 바다가 제일이듯이,
이 법화경도 이와 같아, 모든 여래가 설하신 경 중에서 가장 깊고 크니라.
또 토산, 흑산, 소철위산, 대철위산과 십보산 등 여러 산 중에서 수미산이 제일이듯이
이 법화경도 이와 같아, 모든 경 중에서 최상이니라.
또 뭇 별 중에서 달이 제일이듯이 이 법화경도 이와 같아,
천만억 가지 모든 경과 법 중에서 가장 밝게 비추느니라.
또, 해가 모든 어둠을 몰아내듯이, 이 경도 이와 같아,
온갖 좋지 못한 악의 어둠을 깨느니라.
또, 여러 소왕 중에서 전륜성왕이 제일이듯이
이 경도 이와 같아. 모든 경 중에서 가장 존귀하느니라.
또, 제석천왕이 삼십삼천 중에서 왕이듯이,
이 경도 이와 같아, 모든 경중에서 왕이니라.
또, 대범천왕이 일체 중생의 아버지 노릇 하듯이 이 경도 이와 같아,
모든 현성과 학, 무학과 보살심 발한 이의 아버지 노릇 하느니라.
또, 범부들 중에서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 벽지불이 제일이듯이,
이경도 이와 같아. 모든 여래가 설하신 바와 보살이 설한 바와
성문이 설한 바의 모든 경법 중에서 제일이니라.
이 경을 받아 지니는 이도 이와 같아,
일체 중생 중에서 제일이니라.
모든 성문과 벽지불 중에서 보살이 제일이듯이,
이 경도 이와 같아, 경법 중에서 제일이니라.
부처님이 모든 법의 왕이시듯이 이 경도 이와 같아,
모든 경 중에서 왕이니라." (p1081)
- 그러니까 본문에서 '묘법'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등장하지 않지만
그 의미로 본다면 바로 이 부분이야말로 경 이름을 묘법연화경이라고 하게 된
그러한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묘법'은 그렇다 치고, '연화'는?
법화경이 쓰여진 시기는 대략 기원후라고 알려져 있는데..
당시 불교는 불멸후 수백년이 지나면서 교단은 분열되고 부처님 가르침은 퇴색되는 혼란스러운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 어지러운 상황을 도저히 그대로 볼 수 없어서 태동한 움직임이 곧 대승불교라고 할 수 있고요, 이 법화경의 가르침은
그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도 바르고 훌륭한 부처님 가르침을 주창하여 혼탁한 불교를 정화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것은 바로 더러운 진흙 속에서도 깨끗하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어 주변을 정화시켜 주는 연꽃과도 같은 것이기에..
그러한 의미로 경 이름에 연꽃(pundarika)이라는 말을 넣은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그럼 무상심심미묘법.. 여기서 '미묘'는? - '아주' 뛰어난, '무척' 훌륭한.. 그런 뜻이 아닐까요? ㅎㅎ
※ '극락의 궁전은 미묘한 칠보로 이루어져 있다' 무슨 뜻? <원빈스님 천수경 강의>
- 똑같은 집을.. 각자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보석과 형태로 이루어진 모양으로 보인다
(예: 다이야몬드, 빌딩 좋아하는 사람 눈엔 다이아몬드 빌딩으로, 진주와 별장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진주별장으로)
※ 착유(着有) - 중생의 눈에, 집착으로 보이는 '존재' / 묘유(妙有) - 중도의 안목으로 드러나는 '존재' (진공묘유)
☞ 법화경, 이래서 최고다! <무비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ZL/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