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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이야기

보조국사와 숯굽는 노인

작성자햇빛엽서|작성시간09.11.25|조회수231 목록 댓글 1

 

 

16국사(國師)중 제 1세인 불일(不日)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운수납자로 행각을 하던 때의 일이다.

어느날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자 스님은 하룻밤 쉬어갈 곳을 찾던 중, 산기슭에서 숯굽는 움막을 발견했다.

"주인 계십니까?" "뉘신지요?"

움막에서는 지긋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나가는 객승인데 하루밤 신세 좀 질까 합니다."

움막안의 노인은 스님을 맞게 됨이 영광스러운 듯 내다보지도 않던 좀전과는 달리 허리를 구부려 합장하며 정중히 모셨다.

"이런 누추한 곳에 스님을 모시게 되다니 그저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노인은 감자를 구워 저녁을 대접하고 갈자리 방에 스님을 쉬시게 했다.

"영감님은 무얼 하시며 사시나요?"

"그저 감자나 심어 연명하면서 숯이나 굽고 산답니다."

한참 신세타령을 늘어 놓는 노인에게 스님은 물었다.

"영감님 소원은 무엇입니까?"

"금생에야 무슨 희망이 있겠어요. 다만 내생(來生)에 다시 태어난다면 중국의 만승천자(萬乘天子)가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 소원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선업(善業)을 쌓고 열심히 참선을 하시면 됩니다."

스님은 공부하는 방법을 자상하게 일러줬다.

 
그 뒤 30여년간 수도에 전념하던 스님은 길상사(吉祥寺,현 송광사)에 주석하시게 됐다.

그당시 길상사는 이미 퇴락될대로 퇴락돼 외도(外道)들이 절을 점거하고 있었다.

하루는 스님께서 외도들에게 길상사 중창의 뜻을 밝혔으나 외도들은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

"여보게, 우리 오늘은 저 스님이나 골려주세." "그거 재미 있겠는데."

외도들은 절 앞 냇가에 나가 고기를 잡아 한냄비 끓여 놓고 먹다가는, 그 앞을 지나는 스님을 불러세웠다.

"스님께서 이 고기를 먹고 다시 산 고기를 내놓을 수 있다면 우리가 절을 비워 주겠소."

스님은 어처구니가 없었으나 말없이 고기를 다 잡수셨다.

그리고는 물가로 가서 토해 내니 고기들은 다시 살아 꼬리를 흔들며 떼지어 퍼드득 거렸다.

스님의 도력(道力)에 놀란 외도들은 즉시 절을 떠났다.

지금도 송광사 계곡에는 그 고기가 서식하고 있는데 토해낸 고기라 하여 '토어(吐魚)' 또는 중택이 중피리라고 부른다.

그후 스님은 길상사를 크게 중창하고 절 이름을 수선사(修禪寺)라 개칭하는 한편

정혜결사문(定慧結社文)을 선포하여 납자를 제접하고 선풍(禪風)을 드날렸다.

 

그러던 어느날..

중국 천태산(天台山)에서 16나한님이 금(金)나라 천자(天子)의 공양청장을 갖고 스님을 모시러 왔다.

그러나 스님은 너무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승려신분으로 왕가(王家)에 가는 것은 불가하다며 사양하셨다.

"큰 스님께서는 과거의 인연을 생각하시어 눈만 감고 계십시요. 우리가 모시고 갈 것입니다."

꼭 모셔 가야겠다고 작정한 나한님들은 간곡하면서도 강경하게 권했다.

스님이 조용히 눈을 감고 입정(入定)에 드니, 순식간에 중국 천태산(天台山) 나한전에 도착했다.

절에서는 막 백일기도를 회향하고 있었다.

법회가 끝난 뒤, 대신(大巨)들은 스님께 아뢰었다.

"천자(天子)께서 등창이 났는데 백약이 무효입니다.

해서 이곳 나한님께 백일기도를 올렸더니 나한님들의 신통력으로 스님을 모셔왔습니다."

순간 스님의 뇌리엔 산중에서 숯굽던 노인이 떠올랐다.

스님은 천자의 환부를 만지면서 

"내가 하룻밤 잘 쉬어만 갔지 그대 등 아픈 것은 몰랐구먼. 이렇게 고생해서야 쓰겠는가. 어서 쾌차하여 일어나게."

하니 천자의 등창은 언제 아팠느냐는 듯 씻은 듯이 완쾌되었다.

 

천자는 전생의 인연법을 신기하게 생각하고 스님을 스승으로 모셨다.

"스님, 그냥 가시면 제가 섭섭하여 아니 되옵니다."

천자는 사양하는 스님에게 보은의 기회를 청하면서 많은 금란가사와 보물을 공양 올리고는

아들인 세자(世子)로 하여금 스님을 시봉케했다.

보조스님께서는 중국의 세자를 시봉으로 삼아 수선사로 돌아오셨다.

보조스님과 함께 온 금나라 세자는 현 송광사가 자리한 조계산 깊숙한 곳에

천자암이라는 암자(지금의 三日庵)를 짓고 수도에 전념하니.. 그가 바로 담당(湛堂)국사다.

지금도 조계산내 암자 중에서 가장 먼거리에 자리한 천자암 뒷뜰에는
보조국사와 세자가 짚고 와서 꽂아둔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자랐다는

두 그루의 향나무(천연기념물 제88호)가 전설을 지닌 채 거목으로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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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토정비결 | 작성시간 12.05.15 .....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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