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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구경 법당설명

천년을 넘어 영원을 사는 전설의 새, 가릉빈가

작성자햇빛엽서|작성시간11.10.05|조회수1,611 목록 댓글 1

                                                                                                                                              검봉산 강선사 벽화

 

가릉빈가(迦陵頻伽)는 산스크리트어 카라빈카(kalavinka)의 음역.

부처님을 모신 수미단(상단), 고승대덕의 부도 또는 와당(기와) 등에서 머리는 사람 형태이고

하반신은 날개, 발, 꼬리를 가진 물상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가릉빈가라고 하는 상상의 새다.

 

▒ 가릉빈가에 대한 경전의 설명

 

가릉빈가는 <아미타경>에 처음 등장한다.

부처님이 아미타 극락정토의 모습은 설하되, 그 곳에는 흰 고니와 공작과 앵무와 사리조(舍利鳥)와 가릉빈가와 공명조(共命鳥, 한 몸뚱이에 두 개의 머리가 달린 새)와 같은 여러 새들이 밤낮으로 여섯 번에 걸쳐 아름답고 온화한 소리를 내는데, 이 새들은 모두 아미타불이 법음을 널리 펴기 위해 부처님이 화현(化現)한 것이라 했다. 또한 그 국토의 중생들이 가릉빈가의 소리를 듣고 모두 부처님과 그 가르침, 그리고 승가를 생각한다고 했다.

 

<능엄경>, <정법연경>, <대지도론> 등에 나오는 가릉빈가에 관한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러하다. 가릉빈가는 그 소리가 시방세계에 두루 미치는데, 그 소리가 지극히 신묘하여 하늘과 사람과 음악신인 긴나라까지도 흉내 낼 수 없으며,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염증을 느끼지 않는다. 가릉빈가는 알 속에서 나오기 전에도 울음소리를 내는데, 그 울음소리는 여타 다른 새들의 어느 것보다 미묘하고 뛰어나다.

 

<묘법연화경>에는 부처님 음성을 가릉빈가 음성에 비유해 말했고, 후세 사람들은 가릉빈가를 미화하여 묘음조(妙音鳥) 미음조(美音鳥)라고 불렀다. 부처님의 음성은 마치 대범천왕의 것과 같고, 가릉빈가의 울음소리와 같이 아름답고 곱기 때문에 범음상이라고 한다. 범음(梵音)이란 대범천왕이 내는 음성으로, 음이 정직하고 조화롭고 우아하며, 음이 맑고 투철하고 깊고 풍족하며, 음이 두루 미처 멀리 들린다. 이처럼 가릉빈가의 불교적 의미는 형태가 아니라 그 소리에 집중되어 있다.

 

▒ 가릉빈가의 출현은 경사스러운 전조

 

가릉빈가는 악곡연주, 춤, 노래로서 부처님을 공양하거나 설법 장소를 상서롭고 아름답게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가릉빈가의 출현은 곧 경사스러운 전조(前兆)의 의미로 해석됐다. 기원정사에서 부처님께 공양하는 날마다 가릉빈가가 내려와 춤을 출 때, 묘음천(妙音天)이 가릉빈무(迦陵頻舞)라 일컫는 춤곡을 연주했다고 한 경(經)의 내용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것은 성자가 출현하거나 성군이 덕치(德治)를 펼쳐 천하가 태평할 때 봉황이 나타난다고 하는 동양 고래의 상서(祥瑞) 관념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 가릉빈가의 전설

 

인도 고대 전설에 의하면, 설산(雪山, 히말라야산)에 신기한 새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무시카(Musikar)라고 불리는 악기를 연주하는데, 일곱 개 구멍 마다 각기 다른 소리가 나며, 계절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소리의 높낮이와 곡조의 조화가 미묘하여 환희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가릉빈가는 천년을 사는데, 수명을 다해 죽을 때가 되면 스스로 불을 피워 놓고 주위를 돌며 각종 악곡을 연주하며 열락의 춤을 춘다. 그러다 불 속에 뛰어 들어 타죽는다. 그러나 곧 따뜻한 재에서 한 개의 알이 생겨나 부화하여 과거의 환상적 생활을 계속하다가 또 불 속에 뛰어들어 타죽는다. 이렇게 하면서 생사의 순환을 계속한다. 환상적인 가릉빈가에 대한 전설은 대대로 전해져 지금도 인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 가릉빈가의 모습에 대하여


가릉빈가가 갖추고 있는 인수조신(人首鳥身) 형태의 기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견해가 있지만 '동서문화의 교류와 융합' 이라는 관점에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서기 전 4세기 경, 알렉산더 대왕의 동정(東征) 길을 따라 인도와 중앙아시아 지역에 파급된 그리스 문명은 현지 문명과 융합하여 제3의 문화를 탄생시켰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간다라 미술이고 간다라 불상이다. 동서문화의 교류와 융합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가릉빈가도 고대 인도신화 전설의 기초 위에, 그리스로마 신화 속의 천사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제3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 가릉빈가는 서역과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오늘날 사찰 곳곳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인수조신(人首鳥身) 형식의 문양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덕흥리고분, 안악1호분 등 고구려 고분벽화에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덕흥리 고분 천장에 그려져 있는 인수조신 형태의 새인데, 이 새 바로 옆에 '만세지상(萬歲之像)'이라고 쓴 명문이 보이는데, 이 내용은 인도 전설에서 가릉빈가가 천년을 산다고 한 것과 뜻을 같이 한다.

 

▒ 가릉빈가로 망자의 덕을 기려


우리나라에서 가릉빈가를 숭상하는 풍조는 통일신라시대에 널리 퍼진다. 스님들의 사리를 보관하는 부도뿐 아니라 기와의 문양장식에서도 자주 보인다. 왜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가릉빈가를 좋아했을까? 중국인들보다도 유난히 많이, 죽은 이들을 기릴 때에 동행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왜일까? 아마도 우리 조상들은 음악을 좋아하니까 음악신을 대신하는 가릉빈가를 장식해주어 영원히 망자를 기리도록 하려는 뜻이 있었을 것이다. 또 천년을 넘어 영원을 산다는 전설에서와 같이, 말하자면 이렇게 영원하게 생사의 순환을 계속하면서 부처님이나 고승대덕을 찬양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가릉빈가가 만드는 음악은 영원의 음악이기 때문에 가릉빈가를 통해 우리는 죽은 사람을 영원히 기리고 칭송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아주 유사한 새가 고대 이집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고 있는데, 바로 피닉스(phoenix)라는 새이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피닉스(不死鳥)를 통해 '재생의 신앙'을 가졌다. 이 새는 500년마다 태양신의 도시인 헬리오폴리스에 나타난다고 믿었으며, 생명이 다하면 향기 나는 나무가지에 둥우리를 틀고 스스로 불을 붙여 죽는데, 그러면 그 자리에서 새로운 피닉스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자료인용: http://hk0815.com.ne.kr/tem07.htm, http://sunonthetree.blog.me/110075272807)

 

 

 가릉빈가문 수막새 (낙산사 원통보전 출토 유물 / 조선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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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신바람 | 작성시간 12.04.22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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