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스님이 가려 뽑은 명구 100선 ①],
«진흙소가 물 위를 걸어간다»
1장. 다만 비울 뿐
황매산의 대중들
의발을 막 전수받고 감개무량하여 떠나는데,
강을 건너 남쪽으로 가는 길에 달은 삼경이로다.
만약 본래 한 물건도 없다고 했다면
무슨 일로 황매산의 대중들은 빼앗으려 하는가.
衣鉢纔傳慷慨行 渡江南去月三更
(의발재전강개행 도강남거월삼경)
若道本來無一物 何事黃梅衆手爭
(약도본래무일물 하사황매중수쟁)
- <도강송>, 육조 혜능 대사 -
육조 혜능 스님이 오조 홍인 스님에게 남 몰래 법을 전수받고 옷과 발우까지 받아 가지고 황매산을 떠나가는 모습을 그린 시다. 아직 행자의 신분으로 수많은 대중들을 다 제쳐두고 몰래 법을 받았다. 특히 오조 홍인 스님 밑에서 수년간 촉망받는 인물로 알려져서 반드시 그가 받으리라고 모두들 생각하고 있었던 신수 스님을 물리치고 떠나는 길이다. 그 강개함이 오직하겠는가.
강을 건너 남쪽으로 가는데 달빛은 교교히 삼경이더라. 노행자는 분명히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한 물건도 없음을 안다. 그런데 황매산의 대중들은 무엇 때문에 다투어 빼앗으려고 오는가. 본래 한 물건도 없다는 소식을 알았더라면 그렇게 번거롭게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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