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모를거야
이룻/이정님
뿌리까지 허물어 널 안고 싶다
속살 다 드러낸 채
등 돌려 외면한 세월
네가 알 리 없지
마음대로 때리고 치고 밟아보렴
아침마다 네 온몸 비틀어 앙탈할 때
수혈되는 황흘한 내 혈관의 증후를
네가 알 리 없지
잔액 모두 쇠하여도
네 들숨에 맞추며
갈증 길게 뽑아 올려
바람으로 밤새우는 내 속울음을
네가 알 리 없지
뿌리가 허옇게 드러난
상처투성이 네 몸에 발길질을 하고 등을 치며
아침마다 널 괴롭혔지
네가 내 들숨에 맞추어 수혈을 해주다니
나무야 나무야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