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머리에 서서/박용래
낭송: 김정희
밭머리에 서서 - 박용래
노랗게 속 차오르는 배추밭머리에 서서
생각하노니
옛날에 옛날에는 배추꼬리도 맛이 있었나니 눈 덮힌 움 속에서 찾아냈었나니
하얗게 밑둥 드러내는 무밭머리에 서서
생각하노니
옛날 옛날에는 무꼬리 밭에 채였나니 아작아작 먹었었나니
달삭한 맛
산모롱을 굽이도는 기적 소리에 떠나간 사람 얼굴도 스쳐가나니 설핏 비껴가나니 풀무 불빛에 싸여 달덩이처럼
오늘은
이마 조아리며 빌고 싶은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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