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egree design
한 신축 주택은 단순히 주거를 위한 장소를 넘어, 예술적 감성이 일상의 숨결로 스며든 독특한 사례입니다. 2명의 거주자가 생활하는 4개의 침실과 5개의 욕실을 갖춘 이 집은, 건축적인 제약을 예술적 기회로 바꾼 영리한 설계가 돋보입니다.
ndegree design
집 안 곳곳에 배치된 예술품과 야외 활동을 즐기는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수납이라는 기능으로 풀어내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고요한 미술관을 연상케 합니다. 따뜻한 살구색 톤과 풍부한 목재의 질감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시각적인 편안함과 동시에 공간이 주는 깊은 울림을 전달합니다.
현관
ndegree design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인테리어에서 가장 까다로운 조건 중 하나인 좁은 벽면이었습니다. 오른쪽 벽의 깊이가 단 25cm에 불과하고 배전반까지 있어 일반적인 40cm 신발장을 설치하기 불가능한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는 이를 역발상으로 접근했습니다.
수납 기능을 거실 소파 옆으로 과감히 옮기고, 현관 입구의 수납장은 예술품을 전시하는 장식장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가구가 바닥에서 떠 있는 듯한 플로팅 디자인을 채택하여 공간에 경쾌함을 주었으며, 장식장의 너비를 각각 다르게 조절해 시각적인 비례감을 완성했습니다. 중앙의 좁은 수납장은 갤러리의 전시대를 연상시키며, 입구에서부터 집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거실
ndegree design
거실로 발걸음을 옮기면 부드러운 곡선 벽면이 시선을 이끕니다. 이 곡선은 단순히 미적인 요소가 아니라 구조적인 기둥을 감싸며 공간의 날카로움을 정돈하는 동시에, 입구에서 주방이 바로 보이는 것을 차단하는 가림막 역할을 수행합니다.
ndegree design
특수 도료로 마감된 벽면은 거친 듯 부드러운 질감을 내뿜고, 수직으로 매립된 조명 띠는 평면적인 벽에 입체적인 깊이감을 더합니다. 천장의 부드러운 조명은 낮은 등받이 소파와 원목 가구들을 은은하게 비추며, 벽면에 걸린 대형 회화 작품의 온전한 감상을 방해하지 않도록 배려합니다. 가구의 높이를 의도적으로 낮춤으로써 시각적 단절을 줄이고 공간의 개방감을 극대화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다이닝룸
ndegree design
거실에서 다이닝룸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천장의 경사와 곡선 벽면을 통해 공간의 전이를 극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폭 80cm의 곡면과 150cm의 평면벽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의 변주는 갤러리의 고요한 복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ndegree design
계단 옆 새롭게 조성된 격벽 뒤에는 숨겨진 창고가 자리하며, 벽면의 깊이를 활용해 레코드 플레이어를 놓을 수 있는 선반을 마련했습니다. 주방과 식사 공간은 건축주의 사용 습관에 맞춰 철저히 계획되었습니다. 식기세척기와 쓰레기통이 매립된 아일랜드 조리대는 동선을 간결하게 만들고, 상부의 화이트 톤과 하부의 짙은 우드 톤의 조화는 집 전체의 통일감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무게감을 부여합니다.
침실
ndegree design
2층에 위치한 안방은 휴식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했습니다. 1층의 차분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장식적인 요소를 최소화했습니다. 따뜻한 회색조와 붉은 기가 도는 호두나무 소재를 매치하여 아늑함을 더했으며, 수납장의 부피를 줄여 벽면에 걸린 예술 작품을 위한 여백을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ndegree design
벽면의 배전반은 장식장과 그림으로 교묘하게 가려 심미적인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침대 헤드보드의 높이를 90cm로 설정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하여, 옆에 위치한 화장대 공간과 자연스럽게 분리하면서도 누웠을 때 시야가 방해받지 않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이는 일상의 의식을 소중히 여기는 거주자의 철학이 담긴 대목입니다.
서재
ndegree design
방대한 장서를 보유한 여주인을 위해 설계된 서재는 업무와 독서가 공존하는 멀티 공간입니다. 수납 가구의 압박감을 줄이기 위해 대형 수납장은 양쪽 벽면으로 밀어 넣고, 창가 쪽을 업무 공간으로 할애했습니다. 책상 옆으로 이어지는 긴 하부장은 투명한 유리를 상판으로 사용해 가구의 무게감을 덜어냈으며, 천장의 간접 조명은 독서를 위한 부드러운 빛을 선사합니다.
ndegree design
왼쪽은 밝은 나무색의 책장이, 오른쪽은 예술품 전시를 위한 여백의 벽이 대조를 이루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줍니다. 또한 창고로 연결되는 문을 숨은 문 형태로 디자인하여 공간의 일체감을 높였습니다. 이처럼 치밀하게 계산된 공간 구성은 거주자의 마음을 평온하게 가라앉히며 진정한 안식을 선사합니다.
ndegree design
이 집은 인테리어가 단순히 예쁜 것을 넘어, 구조적 한계를 어떻게 예술적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좁은 공간의 제약이나 배전반 같은 시각적 방해 요소들을 숨기거나 오히려 돋보이게 하는 기술은 진정한 전문가의 손길을 느끼게 합니다.
모든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처럼 느껴지는 이 집은, 주거 공간이 예술과 만났을 때 삶의 질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훌륭한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