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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방

개미 제1부 제 4장-9

작성자검은 눈동자|작성시간22.01.30|조회수60 목록 댓글 0

보병 군단이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고  있다. 벨로캉 연방에  속한
다른 도시의 개미들이 어디 가느냐고 물으면,  클리푸캉 개미들은 서
쪽지역에서 도마뱀을 발견했다든가, 중심도시가  자기들의 도움을 요
청했다는 식으로 얼버무린다.
  보병 군단의  머리 위쪽 공중에서는 뿔풍뎅이가  웅웅거린다. 머리
위에 포수 개미들을 얹고 가는데도 비행 속도가 별로 느리지 않다.

  13시. 벨로캉  개미들이 한창 일을  하고 있다. 햇볕이 좋을  때를
이용하려고 알과 번데기와 진딧물을 햇빛방에 모으고 있다.

  "더 잘 타게 하려고 알콜을 가져왔어."
  필립이 알린다.
  "잘했어. 난 농약을 사왔어. 요만큼에 20프랑이래, 젠장!"
  장이 말한다.

  벨로키우키우니가 벌레잡이  식물들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다.
벌레잡이 식물들을 이곳에  가져오고 나서 처음엔 그것들을  심어 방
호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이 아쉽다.
  벨로키우키우니의 생각이 다시 바퀴에 미친다. 그  멋진 생각을 어
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진흙으로 커다란 공을  만든 다음 다리 끝으
로 밀고가서  적들을 으깨어버릴 수도  있으리라.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겨야겠다.

  "됐어. 알콜과 농약을 다 뿌렸어."
  장이 그  말을 하는 동안에 탐험  개미 한 마리가 그  아이 몸으로
기어오른다. 개미가 더듬이 끝으로 아이의 바지 천을 두드린다.
  '당신은 살이 있는  거대한 구조물 같은데, 당신의  정체가 무엇인
지 알 수 있을까요?'
  아이는 개미를  붙잡아 엄지와  집게로 눌러 으깨어버린다.  이크!
노랗고 까만 즙이 손가락 위로 흐른다. 장이 의기 양양하게 말한다.
  "자 벌써  한 놈이  죽었다. 좋아, 이제  저리 비켜, 불을  붙여야지."
  "이로써 놈들은 천벌을 받는거야."
  필립이 소리친다.
  "<요환 계시록>이지!"
  장이 히죽거리며 말한다.
  "저 안에 개미가 몇 마리나 될까?"
  "틀림없이 수백만  마리는 될거야.  작년에 개미들이 근처에  있는
어떤 별장을 습격한 모양이더라."
  그 말을 받아 장이 소리친다.
  "그 사람들의  원수도 갚아주자. 자, 너는  저 나무 뒤로  피해 있어."

  여왕개미는 인간들을 생각하고 있다. 다음 번에  그들에게 더 많은
질문을 해야겠다. 그들은 바퀴를 어떻게 사용하지?

  장이 성냥을 그어서  잔가지와 바늘잎으로 된 봉긋한  지붕을 향해
서 던진다. 그러고는 파편에 다칠까봐 뛰기 시작한다.

  마침내 연방의 중심 도시가 클리푸캉 군대의  눈에 들어온다. 참으
로 커다란 도시이다.

  날던 성냥개비가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여왕개미는 더 기다릴 것 없이 인간들에게  말을 걸기로 결심한다.
별 문제없이 분비꿀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도 이야기할 생각이
다. 올해는 분비꿀 생산량이 아주 많을 것 같다.

  성냥개비가 지붕의 잔가지 위에 떨어진다.

  클리푸캉의 군대가  이제 돌격 태세에  들어갈 만큼 가까이 와  있다.

  필립이 먼저 와 숨어 있던 커다란 소나무 뒤로 장이 뛰어든다.

  성냥개비는 연료 알콜이나  농약이 스며든 어떤 자리에도  닿지 못
한채 꺼져버린다.

  두 아이가 다시 몸을 일으킨다.
  "이런, 빌어먹을!"
  "불을 붙이려면 이렇게 해야 돼, 종이  쪼가리를 저기다 놓는거야.
그러면 커다란 불꽃이 일어나면서 알콜에 불이 붙을거야."
  "너 종이 가진 거 있니?"
  "어디.... 지하철 표 한 장밖에 없는데."
  "이리 줘."
  지붕에서 보초를 서던  개미가 뭔가 이상한 것이  있음을 알아차린
다. 조금 전부터 몇 군데서 알콜 냄새가  날 뿐만 아니라, 방금 노란
나뭇개비 하나가 나타나더니 지붕 꼭대기에 꽂힌  것이다. 그 개미는
곧바로 한 무리의  일개미들에게 연락을 취해서 잔가지들을  닦게 하
고 노란 들보를 치우게 한다.
  다른 보초 개미가 5번 문으로 달려온다.
  '비상! 비상! 불개미 군대가 공격해 온다.'

  두꺼운 종이가 타고 있다. 두 아이는 다시  소나무 뒤에 가서 숨는다.

  세 번째 보초 개미가 노란 나뭇개비  끝에서 커다란 불꽃이 
일어나는 것을 본다.

  클리푸캉 개미들이  돌격 자세로  달려간다. 무사개미들이  그러는
걸 보고 배운 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첫번째 폭발.
  일거에 온 지붕에 불이 붙는다.
  폭음, 불꽃.
  장과 필립은 뜨거운  기운이 뻗쳐옴에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려
한다. 두 아이는 그 장관에 흡족함을  느낀다. 마른 그루터기에 금방
불이 붙는다. 농약이 고인 곳에 불꽃이  닿자 또 폭발음이 일어난다.
'길 잃은 개미의 도시' 벨로캉에서  폭발음이 터져나오고 푸르스름한
불꽃, 빨간 불꽃, 연보라빛 불꽃이 솟아오른다.

  클리푸캉 군대가 갑자기 정지한다. 처음에 햇빛방에  불이 붙어 알
과 가축들을 모두 태우더니 이어서 지붕 전체를 태워버린다.
  몇 초가 지나자 재앙이 궁궐이 있는  그루터기에도 미쳤다. 입구에
끼여 있던  문지기 개미들은  터져버렸다. 병정개미들이  여왕개미를
꺼내려고 달려간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여왕개미는 이미  유독 가
스에 질식해 버렸다.
  경보 페로몬이 아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다.  1단계 경보: 개미들
이 자극적인 페로몬을 뿜어대고 있다. 2단계  경보: 바닥을 두드리는
불길한 소리가 모든 통로에 울려퍼진다. 3단계  경보: '미친' 개미들
이 통로를 뛰어다니면서  공포를 확산시킨다. 4단계 경보:  알, 생식
개미, 가축, 양식 등 귀중한 것을 모두  가장 깊숙한 아래 층으로 옮
기는 동안 병정개미들은 적들과 맞서기 위해  그 행렬과 반대 방향으
로 올라간다.
  지붕에 있는 개미들이  대책을 찾아보려고 한다. 포수 개미  몇 개
군단이 농도  10% 미만의 개미산을  쏘아서 몇 군데를 진화한다.  그
임시 소방대원들은 자기들의  임기 웅변이 효과가 있음을  알고 그루
터기에 개미산을 뿌린다. 그것을 축축하게 적시면  그루터기 안에 있
는 개미들을 구해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불을 당할 수가 없다. 갇혀 있는  개미들은 모두 유독 가스
에 질식해  죽었다. 혼비 백산한  개미떼 위로 불붙은  나뭇가지들이
무너져 내린다.  불기에 닿은 플래스틱처럼 개미들의  딱지가 
비틀리며 녹아버린다.
  그 뜨거운 불길의 공격을 당해낼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삽화
  내가 잘못 생각했다. 인간과 개미는 대등하지  않으며 서로 경쟁하
지도 않는다 인간들의  존재는 그들이 전적으로 지구를  지배하는 동
안에 일어난 짤막한 '삽화'에 지나지 않는다.
  개미들은 우리보다 더,  한없이 더 수가 많다. 그들이 더  많은 도
시를 가지고 있고 훨씬 더 많은 생태  구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어떤 인간도  살아남을 수 없을 건조  지대, 한랭 지대,  열대 지대,
습지대에 살고  있다. 우리의 눈길이  미치는 어느 곳에나  
개미들이 있다.
  개미들은 우리가 여기에 있기 1억 년  전에도 있었고, 원자 폭탄을
견디어낸 희귀한  유기체들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때,
우리가 지구에서 사라나고  난 1억 년 후에도 틀림없이  여기에 남아
있을 것이다. 3백만 년에 걸친 우리의  역사는 그들의 역사에 비하면
하나의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어느 날 외계인들이  우리 행성
에 도착한다면, 그들은  겉모습에 속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틀림없
이 개미들과 대화하려고 할 것이다. 개미들이  지구의 진정한
 주인이기 때문이다.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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