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지딴
태공 엄행렬
꼭 이런 일을 겪어야만 하는지 타는 가슴
사철이 뚜렷한 나라
긍지 갖고 살았건만
하늘이 눈을 감으니 긍휼은 사그라졌다
지랑물 보더라도 마냥 좋던 아동 시절
빈 집이라 우리들의 숨바꼭질 놀이터
겨울은 너무 추워서
그때만은 피했지
딴청을 부리는 모습
겨울 이어 여름이라
만상을 얼게하더니 폭염 횡포 극에 달아
꼭지딴 같은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네
* 꼭지딴 : 거지나 딴꾼의 우두머리
* 딴꾼 : 말이나 하는 짓이 도리에 어그러지고 사나운 사람
* 긍휼 : 가엾게 여겨 돌보아 줌
* 지랑물 : 비가 온 뒤 썩은 초가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검붉은 빛깔의 낙숫물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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