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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작성자청암|작성시간26.06.13|조회수91 목록 댓글 0

아픔의 이유

 

나무라고 아프지 않겠는가

제 살점을 찢고 살갗을 후벼 파는 저 고통이

어찌 아무렇지 않겠는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한여름,

느티나무는 비명 대신 껍질을 뜯어낸다.

더 자라기 위해서,

기어이 살아남기 위해서

 

익숙했던 과거의 단단한 감옥을

스스로 부수고 나오는 것이다.

 

찢겨 나간 자리마다

붉은 피 대신

눈물겨운 새살이 돋는 것을 보아라.

비바람에 긁히고 굳은살 박인 저 몸뚱이가

오늘따라 왜 이리도 서럽고 대견한지.

지금 생의 무거운 고비 앞에 홀로 서서

살을 베어내는 듯한 시간을 견디는 당신아.

 

무너지지 마라.

당신이 마주한 그 지독한 통증은

당신이 부서지는 흔적이 아니라,

새로운 그릇으로 넓어지는 영혼의 산고(産苦)다.

 

껍질을 벗지 못하는 나무는 썩어버리듯,

우리는 이 아픔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진짜 내 삶의 주인이 된다.

그러니 지금 흐르는 눈물을 부끄러워 말자.

참아내고 견뎌내는 이 혹독한 밤 끝에,

당신은 이전보다 훨씬 단단하고

거대한 나무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깊은 그늘을 드리울 것이니.

 

기어이 견뎌내어,

끝내 푸르러질 당신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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