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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이야기

사이코서저리의 도전과 위험

작성자돌처럼|작성시간16.05.18|조회수414 목록 댓글 3



뇌에 손 대 정신병을 고쳤다!? '사이코서저리'(psychosurgery)는 정신분열 중에서도 약물이 잘 듣지 않는 난치성 강박장애, 불안장애, 우울장애, 투렛증후군(틱 장애), 식이장애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또 자폐증 환자 중 강박적이고 충동성을 보인 환자에게도 처치가 가능하다.
"사실, 우리가 너무 조심스레 접근해 오히려 필요한 효과를 덜 얻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기왕에 하는 뇌 수술, 싹 좋아졌으면 좋겠는데 워낙 조심스레 (수술)하니까 충분한 효과를 못 얻는 측면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 2006년부터 5년간 우울증·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총 265만명

⊙ 약물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정신질환 치료 필요성 제기

⊙ 서울아산병원과 국립서울병원 연구팀, 2009년 10월부터 '사이코서저리' 연구

⊙ 8명의 강박·충동성 정신분열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해 성공

⊙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이라는 점에서 생각지 않았던 문제가 생겨날 수도 있어 논란


인간은 뇌를 정복하지 못했다. 신경과학자들이 그린 뇌 지도는 기괴한 해안선과 미지의 영역으로 가득 찬 신대륙(新大陸) 지도와 비슷하다. 어쩌면 뇌의 세계는 신(神)의 영역인지 모른다. 과학자들은 뇌의 기능을 "인간의 정신작용은 무리로 얽혀 있는 수십억 개의 뉴런(neuron)이 매초 수조 개의 신호를 교환하며 이루어진다"고 설명하지만 증명할 길이 없다. 도대체 저 거대한 신경다발이 무슨 기능을 하는 것일까. 소수의 의사와 과학자들은 처녀지(處女地)를 개척하듯 조금씩 조금씩 미궁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낯설고 기괴하며 놀라운 뇌 기능을 추적한다.


A(49)씨는 중2 때 자전거를 몰고 가다가 버스에 부딪혀서 머리에 찰과상을 입었다. 당시 CT 검사를 했으나 정상이었다. A씨의 부모는 "늘 공부하고 책상에 앉아 있었던 그 아이는 고2까지 얌전했고 학업성적도 좋았다"고 말했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 온 것은 그해 여름이었다. A씨 아버지는 "머리가 아파 조퇴하고 집에 오는데 누군가 낫을 들고 따라온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것이 '머릿병'의 시작이었다.    병명은 난치성 '조현병(調絃病)'. 고쳐 말하면 정신분열병(schizophrenia)이었다. 이후 정신병원과 기도원을 오갔지만 병세는 더욱 깊어졌다. 1994년에는 손으로 한쪽 눈을 빼려고 시도해 실명했다. 다른 쪽 눈마저 찌르고 싶다는 강박 증상으로 다시 병원을 찾은 것은 2010년. 국립서울병원에서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했으나 호전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즈음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이정교(李楨敎) 교수와 국립서울병원 정은기(鄭恩基) 원장, 이종일(李鍾日)·이태경(李泰京) 박사는 '사이코서저리(psychosurgery)'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정신(psycho)과 외과술(surgery)의 합성어인 이 말은, 정신질환을 앓고있는 환자에게 외과적 처치(處置)를 한다는 의미다. '정신질환 뇌수술', '정신질환자 치료에 대한 외과요법(혹은 외과적 치료·외과적 처치)', '정신외과(수)술' 등으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거의 논의되거나 연구되지 않은 영역이다.


 A씨의 건강이 악화되자 국립서울병원은 이정교 교수팀에게 조심스레 '사이코서저리'를 의뢰한다. 그리고 지난해 4월과 8월 두 차례의 수술(BAC와 BC 수술)을 받았다. 전극을 부착한 바늘을 뇌의 신경섬유 다발에 넣은 뒤 고주파 전류를 흐르게 해 부위를 파괴하는 수술이었다. 자극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뇌의 특정 부위를 전기로 '지졌다'.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닐까


※BAC(Bilateral Anterior Capsulotomy)수술: 뇌의 전 피막쪽에 고주파 전류를 흘려보내 피막 일부를 차단하는 처치
※BC(Bilateral Cingulotomy)수술: BAC와 똑같으나 부위가 대상회쪽이다. 대상회(cingulate gyrus)는 주의를 전환시키고 여러상황을 살피며 점검하는 영역이다. 대상회의 움직임이 너무 활성화되면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계속해서 같은 생각을 되풀이 한 다. BC는 대상회 기능을 차단하는 수술

전기로 뇌의 피막과 대상회를 파괴한 처치 이후 A씨는 어떻게 됐을까. 혹시 '바보'가 된 것은 아닐까. 국립서울병원 정신건강과장인 이종일 박사의 말이다."수술 후 부작용으로 일어날 수 있는 운동기능, 인지기능의 장애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족이 환자를 데리고 있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입원시켜 고(高)용량의 약물을 써도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던 환자가 행동조절이 가능하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조현병 약물이 하지 못했던 일을 하게 된 셈이지요.


" A씨 가족도 만족하나요? "


수술 후 난폭했던 행동, 그러니까 강박성이나 충동성 부분이 상당 수준 감소했고 현재는 퇴원 후 외래로 병원엘 다니고 있어요. 약도 정상 용량을 쓰고 단순한 약물을 써도 컨트롤이 되니까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환자가족, 치료하는 제 입장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상황입니다."A씨와 같은 '정신외과적 처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 중순쯤 공격적 행동을 보이며 조현병의 강박·충동 증상을 보인 B(28)씨를 같은 방식으로 수술했다. 결과는 A씨와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는 이 수술을 집도한 이정교 교수에게 당시 상황을 물어보았다."B씨는 공격적이고 난폭한 성향으로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부수는 등의 행동이 잦았습니다. 공격 성향은 가장 높은 단계의 약물치료로도 전혀 조절이 되지 않았고요.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입원안내문을 찢고 몸에 있는 주삿바늘을 빼 버리면서 옷을 벗는 행동을 보였어요. 하지만 수술 후 공격적인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집중하면서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고 현재는 퇴원 후 외래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월간 조선 2012년 3월 글 : 金泰完 月刊朝鮮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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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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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플라워스톤 | 작성시간 16.05.18 앞으로 많은 연구가 있어야겠지만... 수술이 좋은 방법일지...
    오래전 유럽에서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한 전두엽 절제술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1984년>>이란 소설과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전두엽 수술 장면들이 떠올라
    심란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불쏘시개 | 작성시간 16.05.18 저는 실제 심각한 강박증이있던 조현병당사자로서 싸이코서저리수술을 한 분을 알고있습니다 생각보다 증상이 많이감소했었지요 문제는 수술을 하거나말거나 떨어진 기능들을 끌어올리는데는 무척힘든건 마찬가지란 것이었습니다
    이전의 전두엽절제술과는 다른수술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플라워스톤 | 작성시간 16.05.18 증상은 제거되고 기능은 살리는...
    그런 의술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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