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그 한마디
수십여 년 전 유럽 어느 시골 마을, 작은 성당이 있었다. 하루는 그 성 당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아이가 실수로 주일 미사에서 사용하는 포도주 잔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이를 본 신부님은 화가 잔뜩 나서 아이의 뺨을 때리며 악담을 퍼부었다.
“멍청한 자식아, 여기서 나가! 다시는 성당에 오지 마!”
이 소년이 훗날 장성해서 사회주의자가 되었고, 유고슬라비아 대통령 이 되었다. 바로 티토 대통령이다. 그는 이후 기독교를 탄압했다. 유고 슬라비아는 다민족 국가로서 민족마다 종교가 달랐다. 역사가 그러하 듯 민족주의와 종교가 결탁되는 경우가 흔하다. 정치인들은 민족을 단 합시키거나 민중의 지지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민족의 종교를 탄 압하는 경우도 있었다.
앞의 이야기는 티토 자신이 직접 밝힌 이야기이다. 또 이 어린 소년은 신부의 제의를 빨리 벗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러 번 매를 맞았다고 하 였다. 어린 시절, 신부로부터 받은 모욕적인 말이 그가 살아가는 동안 종 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이 인물과 정반대의 경험이 있다. 중학생 시절, 학교에서 군인에게 위문편지를 보내는 시간이 있었다. 의무적으로 하던 일이었고 학생 들은 각자 몇 통의 편지를 썼다. 다음 날, 담임 선생님이 종례 시간에 내 이름을 호명하며, 칭찬한 기억이 선명하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그 기억이 내가 글을 쓰게 된 씨앗이 된 것 같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들을 보면 순간 화를 참지 못해 일 어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가해자들 중에는 피해자의 악담이나 모욕적인 언사 때문에 상대에게 범행을 저질렀다는 변명을 하기도 한 다. 이것이 가해자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다만 말 한마디가 한 순간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불교에서는 나쁜 말이나 악담하는 것을 구업(口業)이라고 한다. 그래서 ‘구업은 모든 원결과 화의 문’이라고 하였고, 《명심보감》에도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몸을 자르는 칼[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이라 고 하였다.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말로 인한 실수가 큰 화를 부르기 때문 그러나 말이 항상 부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불자들이 독송하며 기도하는 《천수경》의 첫머리에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이 주문은 경전을 독송하기 전에 입으로 지었던 나쁜 말을 참회한다는 뜻이다.
또한 입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행복하라”, “훌륭하다” “성공 할 것이다”라고 찬탄하고 칭찬, 축원해 주는 뜻이 담겨 있다. 입으로도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누구나 아는 속담으로 “말 한마디 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천 냥은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이라고 한다. ‘인사만사(人事萬事)’라고 돈의 물리적 가치를 떠나 인간관계만 좋다면 모든 일이 순조롭다.
살다 보면 칭찬보다는 비판이나 악담을 더 많이 듣게 되기도 한다. 구 업을 피하는 방법의 하나가 상대를 칭찬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좋 은 말을 많이 하면 인간관계 또한 좋은 인연이 될 것이다. 앞에서 포도주 잔을 깨뜨린 아이가 티토 대통령이 되었던 그 이야기처럼 말 한마디가 사람의 운명도 바꿀 수 있다는 점,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