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마와따 경 29강 관련] 명지와 실천행을 구족한 이가 제일 거룩하다는 내용과 관련된 숩빠붓다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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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와 실천행을 구족한 이가 제일 거룩하다는 내용과 관련된 숩빠붓다 일화
비구 일창 담마간다 옮김, 불방일, 『마하시 사야도의 헤마와따숫따 법문』, pp.244~248
여기서 명지와 실천행을 구족하면 거룩하다는 내용과 관련해 숩빠붓다Suppabuddha라는 한 가난한 이의 일화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부처님 당시, 라자가하 성에 숩빠붓다라는 이가 있었습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그는 어릴 때부터 동냥그릇을 들고 구걸하며 살았습니다. 더욱이 그는 나병 때문에 온몸이 계속 아팠습니다. 정해진 잠자리도 없었습니다. 거리에 있는 적당한 장소를 의지해서 잠을 잤습니다. 저녁이 되면 나병 때문에 심하게 아파서 신음하거나 비명을 질렀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그의 신음소리에 잠에서 깨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를 잠자고 있는 이들을 잘su 깨어나게 한다는pabuddha 뜻으로 숩빠붓다Suppabuddha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날, 숩빠붓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고서 먹을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군중 가까이 다가간 그는 부처님께서 법문을 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 숩빠붓다에게도 법문을 들으려는 마음이 생겨나서 정성스럽게 법문을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붓다의 눈buddhacakkhu이라는 지혜의 눈으로 살펴보시고, 숩빠붓다가 특별한 지혜를 얻을 조건이 형성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셨습니다. 그래서 보시 설법dānāakathā과 계 설법sīlakathā 등을 차례대로 설하셨고, 그 법문을 듣던 숩빠붓다에게 믿음법이 생겨났습니다.
부처님께서 계에 관련된 설법을 하실 때 숩빠붓다는 살생과 도둑질 등 불선법을 삼가도록 수지했습니다. 보시와 계의 이익, 감각욕망 대상이 무너지는 모습, 감각욕망 대상을 버리는 모습 등을 들었을 때 숩빠붓다에게 기쁨과 희열pītipāmojja이123) 생겨났습니다. 마음의 장애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때 부처님께서는 괴로움dukkha과 생겨남samudaya과 소멸nirodha과 도magga라는 네 가지 진리의 가르침을 설하셨습니다. 숩빠붓다는 그 네 가지 진리의 가르침을 들으면서 위빳사나 수행을 실천하고서 수다원도과에 도달하여 수다원이 됐습니다.
부처님께서 법문을 마치시자 법문을 듣던 대중은 모두 일어나서 돌아갔습니다. 숩빠붓다도 다른 이들과 함께 돌아가다가 부처님께 다시 갔습니다. 자신이 알게 된 법을 부처님께 아뢰고 밝히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것을 제석천왕이 알고서 진짜인지 아닌지 알려고 길 중간을 가로막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보시오, 숩빠붓다여. 그대는 제일 가난하고 궁한 사람이오. 나병에도 걸려 심하게 고통스러워하고 있소. 내가 말하는 것을 따른다면 그대에게 많은 재산을 주겠소. 병도 낫게 해 주겠소.”
“그대는 누구요? 무엇을 따르면 됩니까?”
“나는 천신들의 왕인 제석천왕이오. 그대가 따라야할 것은 별것 아니요. ‘방금 설법한 고따마 붓다라는 이가 진짜 붓다가 아니다. 그가 설법한 법도 좋은 법, 진짜 법이 아니다. 붓다의 제자인 승가도 진짜 승가가 아니다. 나는 부처님이 필요 없다. 가르침도 필요 없다. 승가도 필요 없다’라고 이렇게 말하면 되오.”
그러자 숩빠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대는 제석천왕이라고 하면서 매우 추악하군요. 적당하지 않은 것을 말하는군요. 그대와는 말을 섞는 것조차 적당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대는 나를 ‘매우 가난하다. 의지할 것이 없는 이다’라고 조롱하며 말했는데 왜 그렇게 말합니까? 나는 지금 부처님의 진짜 아들이 됐습니다. 더 이상 가난하지 않습니다. 제일 거룩한 행복을 갖추었습니다. 큰부자이기도 합니다. 무엇 때문인가 하면, 부처님께서는 믿음saddā, 계sīla, 부끄러움hiri, 두려움ottappa, 배움suta, 베풂cāga, 통찰지paññā라는 참사람재산 일곱 가지를 갖춘 이는 부자라고 설하셨습니다. 그 참사람의 재산을 나도 갖추었습니다. 그러니 나는 큰 부자이고 부유합니다.124) 그대와는 말을 섞는 것조차 적당하지 않습니다. 길을 비키십시오.”
이렇게 말하며 물리쳤다고 합니다.
그 뒤 숩빠붓다는 부처님께 가서 자신이 알고 본 모습을 보고했습니다. 특별한 법을 경험한 이는 자신이 경험한 모습을 부처님께 보고하고 싶어합니다. 지금도 수행자들은 관찰이 잘 돼 특별한 것을 경험하게 되면 수행지도 스승에게 보고하고 싶어합니다. 숩빠붓다도 자신이 경험한 모습과 알게 된 모습을 부처님께 아뢰었습니다.
그렇게 아뢰고 돌아가다가 이전 생에서 자신이 행했던 불선업 때문에 암소에게 받혀 죽었습니다. 죽은 뒤 바로 도리천에 매우 큰 영화를 구족한 천신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렇게 천신으로 태어났을 때는 부처님 가르침 밖에서 행한 선업으로 천상에 태어난 다른 천신들보다 더 위력이 컸습니다.
그래서 위력이 적은 다른 천신들이 그를 질투해서 이렇게 비방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자는 사람의 생에서 매우 수준 낮은 자였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자였습니다. 그런 자가 우리보다 높은 곳에 있다니요.”
그 말을 듣고 제석천왕이 질투하는 천신들에게 다음과 같이 훈계의 말을 했습니다.
“천신들이여, 숩빠붓다 천신을 질투하지 마십시오. 그가 행한 선업이 그에게 결과를 주는 것입니다. 질투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는 인간의 생에서 제일 마지막 순간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믿음saddā, 계sīla, 부끄러움hiri, 두려움ottappa, 배움suta, 베풂cāga, 통찰지paññā라는 참사람재산sappurisadhana 일곱 가지를 수지하고 닦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는 형색이나 대중이나 광채 등에서 그대들보다 뛰어난 천신으로 태어난 것입니다. 그의 업이 그에게 과보를 준 것이니 질투하지 마십시오.”
이 일화를 통해 사람의 생에서 제일 저열하고 가난했지만 믿음과 계 등 참사람의 재산을 갖추면 높고 거룩하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또한 그 믿음 등은 실천행에 해당되는 법이고, 법문을 들으면서 위빳사나 지혜를 얻은 것은 명지라는 특별한 지혜를 얻은 것입니다. 숩빠붓다가 죽기 전, 단 몇 시간이란 짧은 시기에 명지와 실천행을 구족하여 높고 거룩하게 됐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 일화에서 숩빠붓다가 나병에 걸려 고통을 겪어야 했던 것은 이전 한 생에서 부호였을 때 따가라시키Tagarasikhī라는 벽지불을 ‘나병에 걸린 자’라고 비방하는 불경을 범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암소에 받혀 죽어야 했던 것은 다른 한 생에서 부호였을 때 한 기생의 재산을 약탈하고 그녀를 죽이기까지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Dhp.66 일화)
이것을 연유로 부처님께서는 그 이유들을 말씀하시면서 눈이 있는 자라면 가시덤불이나 그루터기, 진흙탕을 피하듯이 악행을 피해야 한다는 내용의 감흥어를 읊으시며 설하셨습니다.125)
123) 원래는 기쁨pāmojja과 희열pīti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합성어를 만들 때 작은 음절이 앞에 오는 법칙에 따라 ‘pītipāmojja’로 표현한다.
124) Saddhādhanaṁ sīladhanaṁ, hiriottappiyaṁ dhanaṁ;
Sutadhanañca cāgo ca, paññā ve sattamaṁ dhanaṁ.
Yassa ete dhanā atthi, itthiyā purisassa vā;
Adaliddoti taṁ āhu, amoghaṁ tassa jīvitaṁ. (UdA.258)
【해석】
믿음 재산과 지계 재산과
부끄러움 그리고 두려움의 재산
배움이란 재산과 또한 베풂과
일곱 번째 재산으로 통찰지가 있으니
이러한 재산을 갖춘 이라면
혹시 그가 남자거나 여자거나
그는 가난한 자가 아니라고
그의 삶은 헛되지 않다고 말한다네.
【대역】
Saddhādhanaṁ믿음이라는 재산, sīladhanaṁ지계라는 재산, hiridhanaṁ도덕적 부끄러움이라는 재산, ottappiyaṁ dhanaṁ도덕적 두려움이라는 재산, sutadhanañca배움이라는 재산, cāgo ca버림이라는 재산, paññā통찰지라는, ve바로 그 sattamaṁ dhanaṁ일곱 번째 재산, ete dhanā이러한 일곱 가지 재산은 yassa itthiyā vā그것이 여인에게 atthi존재하든, yassa purisassa vā남자에게 atthi존재하든, taṁ그것을 가지고 있는 여자나 남자에 대해서 adaliddoti‘가난한 이가 아니다, 부자다’라고 āhu부처님 등의 선한 이들은 말한다네. ‘tassa그 사람의 jīvitaṁ삶은 amoghaṁ헛되지 않다, 가치 있는 삶이다’라고 āhu부처님 등의 선한 이들은 말한다네.
125) Cakkhumā visamānīva, vijjamāne parakkame;
Paṇḍito jīvalokasmiṁ, pāpāni parivajjaye. (Ud.43)
【해석】
눈 있는 자가 일을 할 때는
위험한 것들을 피해야 하듯
현명한 자는 삶의 세계에서
악한 법들을 피해야 하리.
【대역】
Cakkhumā눈이 있는 이라면 parakkame vijjamāne노력하고 일을 할 때는 visamāni도둑 등을 parivajje iva피해야 하듯이 evaṁ tathā이와 마찬가지로 jīvalokasmiṁ중생세상에서 paṇḍito현명한 이라면 pāpāni악행을 parivajjaye삼가야 한다.
[출처] [헤마와따 경 29강 관련] 명지와 실천행을 구족한 이가 제일 거룩하다는 내용과 관련된 숩빠붓다 일화 (한국마하시선원) | 작성자 한국마하시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