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행 토대] 정견diṭṭhijukamma
정견diṭṭhijuka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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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 일창 담마간다, 불방일, 『가르침을 배우다』 pp.427~435
수행 선업과 관련되어 마지막으로 정견, 즉 바른 견해를 소개하겠습니다. 이 덕목은 열 가지 공덕행토대 중 마지막입니다.
정견diṭṭhijukamma은 ‘올바르게uju 해주는kamma 견해diṭṭhi’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즉 잘못된 견해를 갖지 않고 올바른 견해를 갖도록 해주는 것을 뜻하며 법체로는 지혜, 즉 ‘어리석음없음amoha’이라는 마음부수입니다. 공덕행토대로서 정견은 업 자산 정견을 뜻한다고 복주서에서 설명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① 열 가지 토대 정견, ② 업 자산 정견, ③ 네 가지 진리 정견의 세 가지 정견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살라의 바라문들 경〉(M41) 등에서 부처님께서는 열 가지 토대 정견dasavatthuka sammādiṭṭhi을 설하셨습니다. 이것은 “① 보시하는 것의 이익이 있다. ② 크게 보시하는 헌공의 이익이 있다. ③ 선물 등으로 작게 보시하는 선사의 이익이 있다. ④ 선행과 악행의 좋은 결과가 있다. ⑤ 어머니란 존재는 있다. 즉 어머니를 잘 봉양하면 좋은 결과를 받고 잘 봉양하지 않으면 나쁜 결과를 받는다. ⑥ 아버지란 존재는 있다. 마찬가지로 아버지를 잘 봉양하면 좋은 결과를 받고 잘 봉양하지 않으면 나쁜 결과를 받는다. ⑦ 화생 중생들이 있다. 즉 태어날 때 정신과 신체를 처음부터 완전하게 구족한 채 태어나는 천신이나 지옥, 아귀 중생들이 있다. ⑧ 이 세상은 있다. 즉 이 현생은 있다. 혹은 이 인간세상이란 있다. 혹은 이 우주는 있다. ⑨ 저 세상은 있다. 즉 죽은 뒤의 저 제상은 있다. 혹은 인간 세상을 제외한 다른 천상, 지옥 등의 세상은 있다. 혹은 이 우주를 제외한 다른 우주는 있다. ⑩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스스로 특별히 알고 실현하고서 다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그러한 사문, 바라문들이 있다”라는 열 가지 항목에 대해서 올바른 견해를 가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업 자산 정견kammassakatā sammādiṭṭhi이 있습니다. 위의 열 가지 토대 정견도 내용으로 보면 업 자산 정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업 자산 정견이란 “선업과 불선업이라는 업만이 태어나는 생마다 항상 따라다니는 자신의 진정한 재산이다. 업만이 자신에게 항상 남겨지는 유산이다. 업만이 근본원인이다.302) 업만이 자신의 진정한 친구, 권속이다. 업만이 진정한 의지처다. 선행과 악행을 행한다면 그것에 따라 과보를 받을 것이다”라고 바르게 견해를 가지는 것입니다.
업이바로 자기재산 상속자요 근본원인
권속이며 의지처라 선악따라 과보받아
물질적인 재산은 물이나 불 등의 여러 가지 재해에 의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질적인 재산은 진짜 재산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업은 어떠한 재해에 의해서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중생들의 정신적 연속에서 조건이 갖추어지면 언제든지 그 결과가 생겨납니다. 그래서 업만이 중생들의 진정한 재산입니다.
또한 중생들은 죽을 때 재산이나 친척, 친지 등을 함께 데려갈 수 없습니다.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업뿐입니다. 업만을 상속할 수 있습니다.
“업은 땅이고 의식은 씨앗이고 갈애는 수분이다. 중생들은 무명이라는 장애로 덮이고 갈애라는 족쇄에 묶여서 … 내생에 다시 존재하게 된다”라는 부처님의 설법처럼(A3:76) 업은 마치 땅처럼 다시 태어남의 바탕입니다. 원문에는 ‘모태yoni’라고 했는데, 이것은 근본 원인이라는 뜻입니다.303)
세속의 친지들은 죽고 나서까지 함께할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뿐입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타향을 헤매던 나그네가 무사히 돌아왔을 때 친척들이나 친지들이 환영하듯이 공덕들을 쌓고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갈 때 공덕들이 친지들처럼 사랑스럽게 그를 반깁니다(Dhp.219, 220). 그래서 업만이 진정한 권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끝없는 윤회의 고통에서 존재들은 무엇을 의지해야 할까요? 재산이나 친척, 친구를 의지해야 할까요? 그러한 존재들은 죽으면 헤어져야 합니다. 오직 업만이 진정한 의지처입니다. 선한 업을 실천하여 그 공덕을 진정한 의지처로 삼아야 합니다.
언젠가 부처님께서 제따와나에 머무실 때 수바Subha라는 젊은이가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질문했습니다(M135).
“고따마 존자시여, 어떤 원인과 어떤 조건 때문에 같은 사람이지만 수명, 건강, 용모, 명성, 재산, 가문, 지혜 등에서 차이가 납니까?”
부처님께서는 먼저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대답하셨습니다.
“바라문 젊은이여, 중생들에게는 업만이 각자의 진정한 재산이다. 업만을 상속받는다. 업이 근본원인이다. 업이 권속이다. 업이 의지처이다. 업, 바로 그것이 중생들을 천박하거나 고귀하게 만든다.”
수바 바라문이 자세한 설명을 청하자,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자세하게 설해 주셨습니다.
“살생을 행하면 죽어서 악처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수명이 짧다. 살생을 행하지 않으면 천상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 도 수명이 길다.”
“중생들을 해치면 죽어서 악처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병이 많다. 해치지 않으면 천상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건강하다.”
“화를 내면 죽어서 악처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용모가 추하다. 화를 내지 않으면 천상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용모가 훌륭하다.”
“질투가 심하면 죽어서 악처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권세가 적다. 질투하지 않으면 천상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권세가 많다.”304)
“보시하지 않으면 죽어서 악처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가난하다. 보시하면 천상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부유하다.”
“공경해야 할 사람에게 공경하지 않으면 죽어서 악처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낮은 가문에 태어난다. 공경해야 할 사람에게 공경하면 천상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높은 가문에 태어난다.”
“현자를 찾아가서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등에 대해 질문하지 않으면 죽어서 악처에 태어나고,305)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우둔하다. 질문하면 천상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지혜롭다.”
살생하면 단명해 자애장수해
괴롭히면 병약해 연민건강해
화를내면 추악해 참아수려해
질투하면 쓸쓸해 수희순응해
인색하면 가난해 보시부유해
불경하면 저열해 공경고귀해
질문않아 우둔해 질문현명해
나쁜행위 나쁘게 좋으면좋게
선불선업 업따라 과보받으리306)
세 번째로는 네 가지 진리 정견catusacca sammādiṭṭhi, 즉 네 가지 진리에 대한 정견이 있습니다. 네 가지 진리란 일반적으로 아는 바와 같이 괴로움이라는 진리, 괴로움의 생겨남이라는 진리,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진리,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실천이라는 진리입니다.
먼저 괴로움이라는 진리는 태어남, 늙음, 죽음, 슬픔, 비탄,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고통인 근심, 절망, 좋아하지 않는 대상과 만나야 하는 것, 좋아하는 대상과 헤어져야 하는 것, 얻지 못하는 것을 얻으려 하는 것을 말하며 요약하자면 다섯 무더기 그 자체가 괴로움입니다.
괴로움의 생겨남이라는 진리는 그러한 괴로움을 생겨나게 하는 원인인 갈애를 말하며 감각욕망 갈애, 존재 갈애, 비존재 갈애가 있습니다.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진리는 괴로움을 생겨나게 하는 원인인 갈애가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한 상태, 그래서 모든 괴로움까지 소멸한 상태인 열반을 뜻합니다.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실천이라는 진리는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노력, 바른 새김, 바른 삼매를 뜻합니다.
또한 정견을 ① 업 자산 정견, ② 선정 정견, ③ 위빳사나 정견, ④ 도 정견, ⑤ 과 정견, ⑥ 반조 정견이라는 여섯 종류로 나누기도 합니다.307)
① 업 자산 정견kammassakatā sammādiṭṭhi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업과 업의 결과가 있다고 아는 것, 아는 지혜를 뜻합니다.
② 선정 정견jhāna sammādiṭṭhi이란 선정이 생겨날 때 함께 결합된 지혜를 말합니다. 선정이란 마음이 한 대상에 몰입된 상태를 뜻하는데 사마타 수행의 경우는 사마타 수행의 대상에 몰입된 대상 선정ārammaṇupanijjhāna, 위빳사나 수행의 경우는 물질과 정신의 무상·고·무아라는 특성에 몰입된 특성 선정lakkhaṇupanijjhāna이 있습니다. 특성 선정은 뒤에 설명할 위빳사나 정견과 비슷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사마타 선정이 생겨날 때 포함된 지혜를 뜻한다고 알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사마타 선정이 생겨날 때는 삼매가 강하기 때문에 선정과 결합한 지혜가 분명하지는 않습니다.308)
③ 위빳사나 정견vipassanā sammādiṭṭhi이란 위빳사나 수행이 진전되어 생겨나는 여러 위빳사나 지혜, 즉 물질과 정신을 구별하는 지혜,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지혜, 무상과 괴로움과 무아를 꿰뚫어 아는 지혜 등을 뜻합니다.
④ 도 정견magga sammādiṭṭhi이란 위빳사나 지혜가 구족되어 열반을 대상으로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이라는 네 가지 도의 마음이 생겨나는데 그 도의 마음과 함께 생겨나는 지혜를 뜻합니다.
⑤ 과 정견phala sammādiṭṭhi이란 도의 마음이 생겨난 직후나 혹은 나중에 열반을 대상으로 네 가지 과의 마음이 생겨나는데 그 과의 마음과 함께 생겨나는 지혜를 뜻합니다.
⑥ 반조 정견paccavekkhaṇā sammādiṭṭhi이란 도와 과를 얻은 뒤 자신이 얻은 도나 과, 열반, 제거한 번뇌, 남아 있는 번뇌 등에 대해 반조하는 마음과 함께 생겨나는 지혜를 뜻합니다.
이중 반조 정견은 도와 과를 얻은 뒤라면 저절로 생겨나는 지혜이기 때문에 따로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과 정견도 마찬가지로 도를 얻으면 저절로 과보로서 생겨나는 지혜이기 때문에 따로 수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도의 지혜를 생겨나게 해서 각각 해당되는 번뇌를 더 이상 생겨나지 못하도록 근절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도의 지혜도 그 앞부분에 아무런 수행 없이 그냥 순간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위빳사나 지혜가 무르익어야 생겨납니다. 즉 위빳사나 수행을 실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위빳사나 수행도 바탕이 튼튼하지 못하면 잘 향상되지 못합니다. 바탕이 되는 바른 견해나 지계, 삼매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물라뿝바 아리야 삼단도요소
도요소를 닦으면 열반이르러
따라서 먼저 “계를 청정하게, 견해를 바르게 하고”라는 등으로 설하신 대로(S47:3/S.iii.124). 업과 업의 결과에 대해 확신하는 업 자산 정견이라는 바탕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계를 청정히 해야 합니다. 재가자라면 오계나 팔계, 그리고 가능하다면 재가자의 율에 해당되는 여러 의무까지, 출가자라면 각각 해당되는 비구계나 비구니계를 비롯하여 각각에 해당되는 의무까지 다하여 계청정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고는 사마타 수행을 통해 근접삼매나 몰입삼매, 즉 선정까지 닦은 뒤 그 몰입삼매를 바탕으로 위빳사나 수행을 실천할 수도 있고, 사마타 수행을 하지 않고 바로 위빳사나 수행을 실천하여 실재하는 물질과 정신마다 찰나적으로 집중하는 찰나삼매를 바탕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업 자산 정견, 청정한 계, 사마타 수행자의 근접삼매 혹은 몰입삼매나 위빳사나 수행자의 찰나삼매는 바탕이 되기 때문에 근본 도 구성요소mūlamaggaṅga라고 합니다.
위빳사나 찰나삼매가 형성되면 실재하는 물질과 정신의 고유한 성품들, 무상·고·무아라는 공통된 특성들을 분명하게 아는 위빳사나 지혜, 위빳사나 정견이 생겨납니다. 위빳사나 수행을 할 때 생겨나는 도 구성요소들은 도의 앞부분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앞부분 도 구성요소pubbabhāgamaggaṅga라고 합니다.
위빳사나 지혜가 단계적으로 향상되어 나가다가 완전히 무르익었을 때, 도의 마음이 생겨나면서 각각 해당되는 번뇌들을 제거합니다. 도의 순간에 생겨나는 도 구성요소들은 성스러운 도 구성요소ariyamaggaṅga라고 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뒤이어 열반을 대상으로 과의 마음이 생겨나고, 그 뒤에 반조의 마음이 생겨납니다.
여러분들 모두가 근본 도 구성요소를 바탕으로 위빳사나 지혜를 계발하고 성스러운 도를 증득하여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 진정 행복하고 안락하길 바랍니다.
302) ‘ kammayoni’라는 구절을 번역한 것이다. ‘yoni’란 원래 ‘모태’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다른 여러 가지 조건 중에서 제일 중요한 조건, 제일 주요한 원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303) 본서 제7장의 ‘업과 업보의 법칙’에서도 언급했다.
304 여기서 ‘권세가 적다appesakkho’란 마치 밤에 쏜 화실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대중이 적다는 뜻이다(MA.iv.179). 대중이 잘 따른다는 뜻도 있어 뒤에 표현한 게송에서는 ‘순응해’라고 표현했다.
305) 질문하지 않는 것만으로 지옥에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을 하지 않으면 무엇이 해야 할 것인지,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한다. 그래서 지옥에 태어난다(MA.iv.179).
306) 마하시 사야도의 게송을 한국어에 맞게 각색했다.
307) 《앙굿따라 니까야 주석서》에서는 반조 정견을 생략하고 다섯 가지로(AA.i.369), 《맛지마 니까야 주석서》에서는 선정 정견을 생략하고 반조 정견을 포함해서 다섯 가지로(MA.iii.95) 설명했다. 《앙굿따라 니까야 주석서》의 다른 곳에서는 이 여섯 가지를 다 언급했다(AA.iii.45).
308) 《Dhammasacca tayato 초전법륜경에 대한 법문》, p.173 참조.
[출처] [공덕행 토대] 정견diṭṭhijukamma (한국마하시선원) | 작성자 한국마하시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