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것 네 가지(Dhp.182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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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용어 수정
우 소다나 사야도 법문, 비구 일창 담마간다 편역, 불방일, [어려운 것 네 가지] pp33~36
2007년 11월부터 한국마하시선원 정기법회에서는 『법구경』에 있는 「어려운 것 네 가지」에 대해서 법문해 드리겠습니다. 이 가르침의 서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됩니다.
“사람의 생 얻는 것, 매우 어렵네.
인간 목숨 유지가 매우 어렵네.
바른 법을 듣는 것, 매우 어렵네.
붓다들의 출현이 매우 어렵네”
이 가르침은 부처님께서 바라나시, 일곱 그루의 시리사 나무 아래에서 머무실 때 에라까빳따라는 용왕을 연유로 설하셨다.
이 가르침은 부처님께서 바라나시 근처, 일곱 그루의 시리사 나무 아래에서 에라까빳따 용왕에게 설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많은 법문들을 사왓티의 제따와나 에서 설하셨다고 많이들 들으셨을 것입니다. 오늘 「어려운 것 네 가지」 법문은 사왓티에서 설하신 것이 아닙니다. 제따와나에서 설하신 것도 아닙니다. 바라나시 근처, 일곱 그루가 줄지어 서 있는 시리사 나무 아래에서 설하셨습니다. 설하실 때도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천신이나 범천을 대상으로 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존재를 대상으로 설하셨는가 하면 에라까빳따라는 용왕, 즉 축생(畜生)을 대상으로 설하신 법문입니다. 무슨 이유로 이 법문을 설하셨는지 그 연유를 설명하기 위해 에라까빳따 용왕의 탄생과정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에라까빳따 용왕은 과거 깟사빠 부처님 당시, 부처님의 교단에 입문하여 비구로서 교단의 의무를 실천하며 지내던 스님이었습니다. 깟사빠 부처님의 가르침이 퍼져있을 때 사람의 평균수명은 2만 살이었습니다. 에라까빳따 용왕의 전생이었던 그 스님은 2만 년 동안 율장 계목들을 잘 지키며 사문의 법들을 열심히 실천하였습니다. 탁발할 때는 매일 반대편 둑으로 배를 타고 건너가서 탁발하였습니다. 어느 날 배를 타고 반대편 둑에 도착해서 배에서 내려야 할 때였습니다. 미얀마에는 ‘배에서 내릴 때, 말에 탈 때’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배에서 내릴 때나 말에 탈 때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배에서 내릴 때 단번에 내리지 못하는 경우, 발 한쪽을 먼저 강둑에 올려놓고 다른 한쪽 발로 배를 탁 차면서 내려야 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스님도 마찬가지로 반대편 둑에 도착한 뒤 한쪽 발을 강둑에 올려놓고 다른 한쪽 발로 배를 차려고 하였습니다. 이때 주의하지 않아 몸이 흔들려서 물에 빠질까봐 강둑에 있던 한 나무를 잡았습니다. (주1) 스님은 강에 빠질 위험에서는 벗어났지만 잡고 있던 나무의 잎을 뜯어 버려 ‘살아 있는 초목을 해치면 참회해야 한다’라는 계목을 범했습니다.
스님들은 나무나 잎, 풀 등을 꺾거나 해치거나 뽑으면 안 됩니다. 꺾거나 해치거나 뽑으면 참회를 해야 하는 계(빠찟띠야)를 범하게 됩니다. 이 계목은 조금 범위가 넓습니다. 나무를 꺾거나, 풀을 뽑는 것뿐만 아닙니다. 자라날 힘이 있는 양파 등에 핀 새싹을 뜯거나 해쳐도 범계(犯戒)에 해당됩니다. 그 스님도 마찬가지로 이 계를 범했기 때문에 ‘나는 지금 빠찟띠야 계를 범했다. 이 범계에 대해서 나중에 다른 비구 스님 한 분과 만나면 참회를 하리라’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빠찟띠야 범계는 무거운 범계가 아닙니다. 중죄가 아닙니다. 일반 사람들이 풀 등을 뽑는 것은 아주 큰 잘못이 있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부처님 당시에 사명 외도들은 풀이나 나무에도 영혼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풀이나 나무에 영혼이 있다고 설하지는 않으셨지만 다른 식으로 말하는 외도의 교리를 배척하지 않기 위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스님들도 식물을 해치면 안 된다고 계를 정하 신 것뿐입니다. 이 계는 참회만 하면 되는 가벼운 범계일 뿐입니다. 가볍다는 말은 다른 스님 한 분과 만났을 때 그 앞에서 참회만 하면 없어지는 범계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재가자도 포함해서 가벼운 범계라도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 스님은 자신의 범계를 가볍게 생각하여 참회를 하지 않고 지내다가 임종에 다다라서야 ‘아, 그때 배에서 내릴 때 잎을 꺾어서 빠찟띠야 계를 범했는데 아직 참회를 하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해서 범계와 관련된 후회가 엄습했고, 그 후회 때문에 에라까빳따 용왕이라는 축생으로 태어났습니다. 2만 년 동안 지키고 닦은 계와 수행이 죽음의 순간에 보호해주지 못한 것입니다. 이렇게 후회라는 것은 매우 두려워할 만합니다. 살아 있을 때는 속일 수 있을지 모르나 죽을 때가 되어서는 속이지 못합 니다. 속이는 것에 몇 가지 종류가 있을까요? 내가 상대방을 속이는 것, 상대방이 나를 속이는 것, 스스로가 스스로를 속이는 것, 이렇게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 중에 어느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요? 스스로가 스스로를 속이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스스로는 스스로를 속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속이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입니다. 언제 알까요? 죽을 때 압니다. 죽을 때에는 스스로를 속이지 못합니다. 죽기 직전에는 좋은 표상이 드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전에 불선업을 많이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죽을 때 좋은 표상이 드러나서 선처에 태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여기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에라까빳따 용왕의 경우를 설명하겠습니다.
깟사빠 부처님 당시에 그 스님은 빠찟띠야 계를 범했고 참회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 범계가 비록 중한 것은 아니었지만 계율에 관한 후회 때문에 그 스님은 에라까빳따 용왕이라는 축생의 생으로 태어나야 했습니다. 축생으로 태어난 뒤 다음 부처님께서 출현하시길 기다리던 용왕에게 생각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부처님께서 출현하셨는지 출현하지 않으셨는지 살펴보기 위해 자신의 딸을 단장시켜 강둑 입구에서(주2) 춤추게 하면서 질문 하나를 노래로 만들어 계속 부르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만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노래로 만든 뒤 ‘이 노래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는 이가 나타나면 부처님께서 출현하셨다고 알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딸로 하여금 춤을 추면서 그 노래를 부르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고따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아셨을 때 '웃따라' 청년에게 그 노래에 대한 답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웃따라 청년을 통해 대답을 들은 에라까빳따 용왕은 부처님께서 출현하신 것을 알고 바로 부처님을 찾아갔습니다. 처음에 독송한 ‘사람의 생 얻는 것, 매우 어렵네. …’라는 가르침은 이처럼 부처님께서 에라까빳따 용왕을 연유로 설하신 것입니다. (DhpA.ⅱ.149).
Kiccho manussapaṭilābho, Kicchaṁ maccāna jīvitaṁ; Kicchaṁ saddhammassavanaṁ, Kiccho buddhānamuppādo. (Dhp.182)
대역) Manussāpaṭilābho사람의 생을 얻는 것이 kiccho매우 어렵다. maccāna인간들의; 중생들의 jīvitaṁ목숨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kicchaṁ매우 어렵다. saddhammassavanaṁ바른 법을 듣는 것이 kicchaṁ매우 어렵다. buddhānaṁ부처님들께서 uppādo출현하시는 것이 kiccho매우 어렵다.
설법을 요약해 보면 「어려운 것 네 가지」라는 설법제목 그대로 어려운 것에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습니다.
둘째, 사람으로 태어났어도 오래 살기 어렵습니다.
셋째, 바른 법을 듣는 것이 어렵습니다.
넷째, 부처님께서 출현하시는 것이 어렵습니다.
사람의생 얻기가 매우어렵네
사람목숨 유지가 매우어렵네
바른법을 듣는것 매우어렵네
부처님의 출현이 매우어렵네
(주1) 법구경 주석 원문에는 그냥 배를 타고 가다가 나뭇잎을 붙잡았다고 되어있다 (DhpA.ⅱ.149).
(주2) 법구경 주석 원문에는 강 한가운데서 자신의 목날개 위에 올려놓고 춤추게 했다고 되어 있다
[출처] 어려운 것 네 가지 (한국마하시선원) | 작성자 난다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