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여성 수다원인 깔리 부인
부처님께서 기원전 589년 음력 4월15일 깨달으신 다음 2개월 후인 6월15일 초저녁에 “초전법륜경”을 설하셨고, 그날 밤에 “헤마와따경”도 설하셨다. 초전법륜경 법문을 들었지만 수다원이 되지 않은 사따기리 야차 천신은 도반인 헤마와따 야차 천신을 만나러 가다가, 라자가하 시의 상공에서 만났다. 두 천신이 부처님의 덕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던 임신 중인 깔리(Kāḷī)라는 부인에게, 희열이 새록새록 생겼다. 그 희열을 관찰하면 계속 사라져 버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앎에 의하여 위빳사나 지혜가 찰나에 차례대로 향상되어 수다원 도과에 도달하여 수다원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수다원이 된 뒤 소나 꾸띠깐나(Soṇa kuṭikaṇṇa) 장로가 될 아들을 출산했다. 깔리 부인은 여인들 중에 제일 첫 번째로 수다원이 된 여자 신도이다. 천신들이 하는 말을 듣고 수다원이 될 정도까지 믿음의 힘이 강하게 생겼기 때문에 ‘전해들은 것만으로 부처님을 존경하는 여인들 중에 으뜸’이라는 칭호를 부처님으로부터 받았다.
“헤마와따경”
1 오늘은 보름의 포살날, 신성한 밤이 눈앞에 드러났소.
드높다는 이름 가진 고따마, 천인사를 이제 뵈러 가세나. (Sn.153)
2 어떤가, 여여한 덕목을 갖추고서, 모든 존재에 마음을 잘 향하는가.
어떤가, 좋거나 싫은 대상에, 그는 생각을 제어할 수 있는가. (Sn.154)
3 모든 존재에 여여함 갖추고서, 그분은 마음도 잘 둔다네.
그리고 좋거나 싫은 대상에, 그분은 생각을 잘 제어하네. (Sn.155)
4 어떤가, 주지 않은 것 가지지 않는가. 어떤가, 생명에 대해 잘 단속하는가.
어떤가, 방일에서 멀리 떠났는가. 어떤가, 선정을 버리지 않았는가. (Sn.156)
5 그분은 주지 않은 것, 가지지 않네. 그리고 생명을 잘 단속하네.
그리고 방일에서 멀리 떠났네. 붓다는 선정을 버리지 않는다네. (Sn.157)
6 어떤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가. 어떤가, 거친 욕설을 하지 않는가.
어떤가, 이간하는 말을 하지 않는가. 어떤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가. (Sn.158)
7 그분은 거짓말을 하지 않네. 거친 욕설도 하지 않네.
이간하는 말도 하지 않네. 숙고하여 의미 있는 말만 한다네. (Sn.159)
8 어떤가, 그는 욕망에 애착하지 않는가. 어떤가, 그의 마음은 혼탁하지 않은가.
어떤가, 그는 어리석음을 넘어섰는가. 어떤가, 법에 대해 눈을 갖추었는가. (Sn.160)
9 그분은 욕망에 애착하지 않네. 그분의 마음은 혼탁하지 않네.
모든 어리석음 넘어섰다네. 붓다는 법의 눈을 갖추었다네. (Sn.161)
10 어떤가, 그는 명지를 구족했는가. 어떤가, 그는 실천행이 청정한가.
어떤가, 그의 번뇌누출은* 다했는가. 어떤가, 재생은 더 이상 없는가. (Sn.162)
*주: 번뇌누출(āvasa): 오래된 술처럼 계속 악취를 풍기고 흘러나온다고 해서 ‘아아와사’라고 한다. 여기에는 감각쾌락 아아와사, 존재[生] 아아와사, 사견 아아와사, 무명 아아와사 모두 네 가지가 있다.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초기불전연구원, 2017, 102-103쪽 참조)
11 그분은 명지를 구족했다네. 또한 실천행도 청정하다네.
그분은 모든 번뇌누출 다했다네. 그분에게 재생은 더 이상 없다네. (Sn.163)
12 성자의 마음은 행위를 통해서도, 말의 길로도 청정을 갖추었네.
명지와 실천행을 모두 구족한 그분을 그대는 법답게 칭송하네. (Sn.164)
13 성자의 마음은 행위를 통해서도 말의 길로도 청정을 갖추었네.
명지와 실천행을 모두 구족한 그분을 그대는 법답게 기뻐하네. (Sn.165)
14 성자의 마음은 행위를 통해서도 말의 길로도 청정을 갖추었네.
명지와 실천행을 모두 구족한 고따마 성자를 이제 보러 가세나. (Sn.166)
15 사슴 정강이에 여위어도 용맹하고 욕심이 적어 적게 드시는
숲에서 입정하는 고따마 성자를. 오게나, 그분을 뵈러 가세나. (Sn.167)
16 사자나 코끼리처럼 홀로 가며 욕망을 전혀 돌아보지 않는 분께
찾아가서 우리, 질문하세나. 죽음의 올가미에서 벗어나는 길을. (Sn.168)
17 보이기도 보이고 펼치기도 펼치며 모든 법의 피안에 도달한
원한과 위험을 뛰어넘은 붓다, 고따마 성자에게 저희는 질문합니다. (Sn.169)
18 무엇에서 세상은 생겨납니까. 무엇에서 세상은 교제합니까.
무엇에 집착하여 세상입니까. 무엇에 세상은 시달립니까. (Sn.170)
19 여섯에서 세상은 생겨난다네. 여섯에서 세상은 교제한다네.
바로 그 여섯에만 집착한다네. 여섯으로 세상은 시달린다네. (Sn.171)
20 집착되는 그것은 무엇입니까. 세상이 그것에 시달린다는
벗어남을 묻노니 답해주소서. 어떻게 고통에서 해탈합니까. (Sn.172)
21 세상에 다섯의 욕망대상들 마음이 여섯째인 그것 천명하나니
이것의 원함을 제거하고서 이와 같이 고통에서 해탈한다네. (Sn.173)
22 세상의 벗어남이란 바로 이것을 그대들에게 사실대로 설하였나니
그대들에게 이것만을 나는 설하네, 이와 같이 고통에서 해탈한다네. (Sn.174)
23 여기 누가 격류를 건넙니까. 여기 누가 대해를 건넙니까.
기댈 곳도 없고 잡을 것도 없는 심연에서 누가 가라앉지 않습니까. (Sn.175)
24 언제나 계를 구족하고서 사띠(새김)를 갖추고 삼매에 잘 들며
내부에 마음 두고 통찰지를 갖춘 이가 건너기 어려운 격류를 건넌다네. (Sn.176)
25 감각욕망 인식을 완전히 절제했고 모든 족쇄도 다 넘어섰고
즐김과 존재도 완전히 다한 이, 그야말로 심연에 가라앉지 않는다네. (Sn.177)
26 통찰지가 심오하고 미묘 의미 보는 분, 아무 것도 없고 욕망·존재 집착 않는
그분을 친견하라, 모두에서 해탈한 천상의 길 노니는 大仙人인 그분을. (Sn.178)
27 드높다는 이름 가진, 미묘 의미 보는 분, 통찰지를 주고 욕망·애착 집착 않는
그분을 친견하라, 모두 알고 현명한 성자의 길 노니는 대선인인 그분을. (Sn.179)
28 실로 오늘 우리는 잘 보았나니 좋은 아침이고 좋은 기상이네.
바르게 깨달은 그분을 보았나니 격류를 건넜고 번뇌누출 다한 분이라네. (Sn.180)
29 여기, 열의 백 배, 일천의 천신은 신통을 갖추고 명성이 자자한
당신을 귀의처라 모두가 귀의하니, 당신은 우리의 위없는 스승이네. (Sn.181)
30 저희는 여기저기 다니겠습니다. 마을에서 마을로, 산에서 산으로
바르게 깨달은 분에게 예경하면서, 훌륭한 가르침인 법에도 예경하면서. (Sn.182)
『헤마와따숫따 법문』이 끝났다.
참고자료
비구 일창 담마간다 옮김, 『헤마와따숫따 법문』, 불방일, 2020
전재성 역주, 『숫타니파타』, 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