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애쓰지 마라.
교차로신문 2020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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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지독하게 일벌레가 되어 일을 하거나 쉼 없이 일을 하는 경우, 번아웃(Burnout)이 된다고 한다. ‘번아웃’이란 다 타버렸다는 뜻인데, 극도의 피로감이 지속됨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왜 그렇게 까지 되도록 자신을 힘들게 할까?
사람들이 개중에 어느 누군가를 칭찬하며, ‘열심히 산다’고 말할 때, 그 열심히 사는 것이 무엇일까?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물론 가족을 위해서라고 하겠지만, 솔직히 그렇지 않다고 본다.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명예와 경제 원리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일에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강한 욕구, 다른 사람보다도 ‘잘 한다’는 욕구 심리가 작용함이 한 몫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열심히 사는 것 까지는 좋은데,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 중에 번아웃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일에 지쳐서만이 아니다. 극도의 피로로 삶의 무기력증에 빠질 수도 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번아웃 상태가 돼 버리면 우울감에 빠질 수도 있고, 건강까지 문제가 발생한다. 번아웃이 되면 심리적 장애로 인해 치료를 받아야 된다. 엄밀히 따져 번아웃이 될 정도로 일을 추구하다보면, 오히려 그 힘들게 일해서 쌓았던 성과가 오히려 퇴보되어 손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거북이나 달팽이 걸음으로 살라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가 있을 게다. 자! 그러니 … 너무 열심히 살지 말자. 다른 말로 표현해 너무 애쓰지 말라는 의미다.
한 승려가 조주(778~897) 선사에게 물었다.
“제가 어떻게 하면 깨달을 수 있을까요?”
“힘을 쓰지 말라.”
“힘쓰지 않는다면, 어떻게 깨달음을 얻습니까?”
“힘을 쓰는 것, 그 자체가 곧 어긋난 일이지.”
앞 조주선사가 말한 ‘힘 쓰지 말라’고 해서 수행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원래 갖추고 있는 본성[불성ㆍ자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해나가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경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step by step이 아니라 너무 힘을 써서 몰아붙이면, 병[상기병 등 병을 얻는 경우도 있음]을 얻거나 힘들게 된다.
사찰에서는 스님들이 단체로 살면, 각자 분담해 일을 나눠서 한다. 누구나 한번쯤 소임을 살아야 한다. 필자는 절에 들어와서 어른들에게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너무 용 쓰지 말라.’곧 너무 애쓰지 말라는 뜻인데,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대로 살아야지 지나치게 잘 하려고 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행이나 일만이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러하다. 지나치게 억지로 사람에게 잘 하는 이들이 있다. 필자도 이런 경험을 한다. 구태여 잘하려고 함은 상대에게 무언가 기대를 하고, 자신이 잘한 만큼 상대에게 그 대가를 바란다. 그런데 자신이 상대에게 한만큼 보답이 없으면, 섭섭함을 느끼고 사람 관계가 소원해진다. 그러니 사람 사이에도 자연스럽게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이든 일에 있어서든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자신을 쉬게 하자. 너무 용쓰지 말자! 그리고 너무 애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