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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인터넷등]산산조각/수선화에게 - 정호승

작성자그림자|작성시간21.04.02|조회수98 목록 댓글 2

산산조각

 

정호승

https://poetryreader.tistory.com/entry/%EC%82%B0%EC%82%B0%EC%A1%B0%EA%B0%81-%EC%A0%95%ED%98%B8%EC%8A%B9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정호승, 이 짧은 시간 동안, 창비, 2004>

.............

https://blog.daum.net/you224/2874637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 길을 걸어갈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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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장뇌산삼 | 작성시간 21.04.02 좋은
    시군요^^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외로워서 일까요??
    어둑어둑 질볔에 일마치고 집으로 퇴근하는
    길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금강 | 작성시간 2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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