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줄이면, 건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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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신문 2021년 5월 18일
몽골의 칭기즈칸(1155∼1227)은 전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땅을 정복한 군주이다. 몽골이 유목민족으로서 중국 땅을 100년간 지배할 정도였으니, 칭기즈칸의 힘은 막강했다[원나라는 칭기즈칸의 손자인 쿠빌라이 때부터 다스림]. 세계를 제패했던 칭기즈칸은 아프지도 않고, 행복한 삶을 살다갔을까?
칭기즈칸이 죽기 몇 해전 서역원정을 마치고 힌두쿠시 산속의 파르원(카부르지방)에서 여름을 지내고 있었다. 마침 산동성山東省에서 만리길을 달려온 전진교全眞敎[도교의 한 일파]의 도사 장춘진(1148~1227)이 칭기즈칸을 찾아왔다. 이전에도 칭기즈칸은 ‘이 도사에게 불로장생의 비법’이 있다고 들어 몇 번 뵙기를 청했었다. 먼저 칭기즈칸이 물었다.
“도사님, 도대체 어떤 불로장생의 묘약이 있습니까?”
“양생養生의 방법은 있지만, 불로장생의 묘약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양생의 방법은 무엇입니까?”
“마음을 바르게 먹고, 욕심을 줄이는 것이 진정한 양생법입니다.”
필자도 근자에 건강이 따라주지 않다보니 건강과 관련한 이야기에 솔깃하다. 하다못해 좋은 약이 있다면, 메모까지 해두고 좋은 영양제가 있다면 구입해서 먹는다. ‘모든 것이 무상하거니, 나도 어쩔 수 없거니…’라고 받아들인다. 저 앞의 내용과 비슷한 이야기가 불교 경전<출요경>에 있다.
옛날 두 상인이 위험한 곳을 무릅쓰고 먼 곳으로 장사하러 갔다가 많은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 중의 한 상인은 갑자기 중병에 걸려 병을 고치기 위해 힘들게 벌어온 돈을 모조리 써버렸다. 점차 병이 깊어져 병도 못 고치고 생활마저 곤란해졌다. 다른 한 상인은 육신이 건강해서 벌어 놓은 재산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는데, 늘 이런 푸념을 하였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재산이 얼마 안 되는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말을 듣고, 그 마을의 한 어르신이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지금 병이 없고 건강합니다. 그런데 더 재물을 얻지 못했다고 자꾸 한숨만 쉬고 있으니 보기에 안타깝습니다. 육신이 있고 목숨을 보전하는 것이 보배 중의 가장 큰 보물입니다. 욕심을 버리십시오.”
삶을 활력 있게 하는 법에 욕심을 줄이라는 것, 깊이 공감한다. 필자는 승려이지만 욕심이 많다는 것을 고백한다. 학문을 하면서 원고 쓰는 일을 하다 보니, 종종 과로를 할 때가 있다. 결국 과로로 인해 건강을 잃은 적이 많다. 먹는 것이나 돈, 명예를 더 얻고자 하는 것만이 욕심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보다 지나친 성취 욕구를 추구하는 것도 욕심이다.
나이 들수록 예전에 했던 일을 조금씩 줄여야 한다. 그런데 육신의 건강은 젊을 때와 다른데, 예전만큼 공부를 하려고 하니 이 또한 욕심이요, 당연히 욕심 부린 만큼 탈이 나게 되어 있다. 예전, 하루에 원고를 10쪽 완성했다면 이제는 5쪽 정도로 줄여야 하는 법이다. 육신은 예전과 다른데, 옛날보다 더 많은 것을 자신에게 요구하니, 당연히 육신의 균형이 깨지게 되어 있다.
아마 연세가 있음직한 분들은 필자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자. 자신이 만든 구렁에 들어가지 말자. step by step. 천천히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