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다 가지면, 행복하다?
교차로신문 2022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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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우화를 하나 들려주려고 한다. 어느 나라의 대왕이 나라를 크게 번성시켰다. 그는 매일 진수성찬, 수많은 노예, 값비싼 보석, 수많은 미인 등 이 세상에 갖지 못한 것이 없었다. 어느 날 회의감이 든 왕은 어의를 불러 ‘근자에 자신은 몸도 힘들고, 행복하지 않다. 참된 행복을 구해오라.’고 명을 내렸다. 어의는 왕에게 이렇게 답했다.
“대왕님, 대왕께서는 이 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입고 있는 상의를 얻어 입으면, 큰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왕은 신하들에게 명을 내려 그런 사람의 상의를 구해오라고 하였다. 신하들은 사방팔방 수색해서 가장 행복한 사람을 찾아냈지만, 그의 상의를 얻어오지 못했다. 대왕은 ‘이 나라의 국왕이 어찌 백성의 옷 한 벌을 얻어 입지 못하느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신하는 마지못해 이렇게 답변을 올렸다.
“이 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그 백성은 너무 가난해서 옷도 하나 걸치지 않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의를 얻어올 수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독자들께서는 바로 눈치 챘을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는 것을…. 조선 초기 나라의 기틀을 세운 왕이 3대 태종이다. 태종은 아버지[태조]를 위협하고, 두 차례 왕자의 난으로 형제들을 죽인 뒤에 왕위에 올랐다. 태종이 이렇게 권력을 잡게 된 데는 태종의 부인 원경왕후 민씨 가문의 힘이 한몫했다. 남편의 왕권 탈취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그녀가 중전이 된 후부터 고난이 시작되었다. 원경왕후와 태종의 부부금슬이 어긋났고, 왕후의 친 동생들은 ‘반역죄’라는 명목으로 죽음을 당해 가문이 파탄 났다.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가며 얻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불행과 고난의 가시밭길임을 역사를 통해 배운다.
돈이면 뭐든지 다된다는 사회, 자본주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좋은 옷ㆍ집ㆍ자동차 등 의식주에 있어 최고를 지향한다. 그렇게 얻은 물질이 행복과 어떤 그래프 곡선이 그려지겠는가? 명리名利와 행복은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거라고 본다[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님! 행복하십니까?
행복에 정의와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 각자 지향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삶!, 자체가 괴로움의 연속 상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간의 삶에는 물질이든 권력이든 인연관계이든 그 어떤 것이든 간에 끊임없이 고苦가 발생된다. 그 무언가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그 얻은 뒤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 다른 욕망을 꿈꾸기 때문이다.
고해무변苦海無邊 회두시안回頭是岸이라고 하였다.
고는 끝이 없는데, 고개를 돌리면 거기에 피안[彼岸, 행복]이 있다는 뜻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헐떡거리며 끝없이 사냥하는 욕망들을 잠시 내려놓고, 숨 한번 쉬어보자.
바로 그 지점에 행복의 정답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