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꼭대기 경 (S11: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 아나타삔디까 장자가 보시한 사왓티의 제따와나 정사에 머물고 계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옛날에 천신과 아수라들 간에 전쟁이 발발할 때, 제석천이 도리천 신들을 불러 말했다.
“천신들이여, 만일 전장에 도착한 그대들에게 두려움과 전율, 모골의 송연함이 생긴다면, 내 깃발꼭대기를 올려다보시오. 그대들이 내 깃발꼭대기를 올려다보면, 두려움과 전율, 모골의 송연함이 사라질 것이오.”
그러나 비구들이여, 도리천의 신들이 제석천의 깃발꼭대기를 올려다보았을 때, 두려움과 전율, 모골의 송연함이 사라지기도 하고 사라지지 않기도 할 것이다.
왜 그런가?
제석천은 애착, 성냄, 어리석음을 제거하지 못했고, 두려워하고, 전율하고, 놀라고, 도망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렇게 말한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숲으로 가거나, 나무 아래로 가거나, 빈 집으로 가서,
두려움과 전율과 모골의 송연함이 생긴다면, 오직 여래만을 거듭 상기하라.
‘거룩하신 세존께서는, 모든 번뇌로부터 떠나신 분이며,(아라한)
스스로 바르게 깨달은 분이시며,(정등각)
명지와 실천을 모두 구족하신 분이시며,(명행족)
바른 말씀만을 설하는 분이시며,(선서)
모든 세상을 잘 아는 분이시며,(세간해)
제도할 만한 이들을 제도하는 데 가장 으뜸인 분이시며,(무상사조어장부)
천신과 인간들의 진정한 스승인 분이시며,(천인사)
사성제의 바른 법을 깨달은 분이시며,(불)
여러 공덕을 모두 구족한 분이시다.’(세존)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여래를 거듭 상기한다면, 두려움과 전율, 모골의 송연함이 사라질 것이다.
여래를 거듭해서 상기할 수 없으면 법을 거듭 상기하라.
‘부처님의 법은 잘 설해졌으며,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즉시 결과를 주며,
와서 보라고 권유할 만하며,
자기 안에 머물도록 인도할 만하며,
현자(성자)들이라면 각자 알 수 있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법을 거듭 상기한다면, 두려움과 전율, 모골의 송연함이 사라질 것이다.
비구들이여, 법을 거듭 상기할 수 없으면 승가를 거듭 상기하라.
‘부처님의 제자들인 승가는
잘 수행하는 승가이며,
바르게 수행하는 승가이며,
참되게 수행하는 승가이며.
합당하게 수행하는 승가이다.
네 쌍의 여덟 분이 계신,
부처님의 제자들인 승가는
공양받기에 합당한 승가이며,
선사받기에 합당한 승가이며,
보시 받기에 합당한 승가이며,
예경을 받기에 합당한 승가이며,
세상의 위없는 복밭인 승가이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승가를 거듭 상기한다면, 두려움과 전율, 모골의 송연함이 사라질 것이다.
왜 그런가?
아라한이며, 정등각자인 여래는
애착, 성냄, 어리석음을 제거했고, 두려워하지 않고, 전율하지 않고, 놀라지 않고, 도망가지 않기 때문이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뒤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으셨다.
“숲에서나 나무 아래에서나
빈집에서나 비구들은
완전하게 깨달은 분을
거듭 상기해야 하나니
그러면 그대들에게
두려움은 없을 것이다.
세상의 으뜸이요, 비할 바 없는 영웅이신
부처님을 거듭 상기할 수 없다면
벗어남으로 인도하고 잘 설해진 법을
거듭 상기해야 한다.
벗어남으로 인도하고 잘 설해진
법을 거듭 상기할 수 없다면
위없는 복밭인 승가를
거듭 상기해야 한다.
이와 같이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거듭 상기한다면
두려움과 전율, 모골의 송연함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참고
한국마하시선원, 『수행독송집』, 불방일, 2014.
빤디따라마 서울 위빳싸나 명상센터, 『예경독송문』, 2008.
각묵 스님 옮김, 『상윳따 니까야 제1권』 , 701-705쪽.
망갈라상가, 『빨리어 예불독송집』,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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